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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스님의 香水海] 큰 도량 작은 도량

여러 가지 아름다운 화만(華)을 만들어 머리를 장식하면 아름다운 것처럼 덕의 향기를 널리 쌓은 사람 태어나는 곳마다 더욱 고우리. 

- <법구비유경> 중에서

산이 크면 계곡도 깊다. 뭇 생명들이 깃들어 살거니와 쓸 재목도 많은 법이다. 사람은 그 큰 산 아래 계곡물을 끌어다 농사도 짓고, 재목을 베어다 집을 지어 마을을 이룬다. 큰 산이 이를 뭐라 할 리 없으니 사람이 산신을 부르고 은혜롭게 여긴다. 

살다보니 천하에 못 봐 줄 사람이 또한 속 좁은 사람이었다. 산이 울어도 눈 꿈쩍 않을 기개를 갖추길 원했던 사람이 남명 조식 선생이었다. 나무 한 그루 베었다고 산이 민둥산이 되고, 계곡물 대어 농사를 지었다고 물이 말라버렸다며 울상이라면 안 봐도 그 속이야 뻔하다. 큰 산이 작은 산을 거느리고 품는 법이지 작은 산이 큰 산을 거느리거나 품을 재주는 없다. 야단칠 땐 천둥처럼 위엄이 있어야 절로 존경이 가는 법이다. 베풀 때는 기둥이나 대들보 재목을 베어가도 울창한 숲에 표도 없어야 사람도 짐승도 산에 기대어 산다. 

덩치는 산만한 게 속은 왜 좁쌀만 하냐는 소린 안 듣고 싶은 일생이다. 물론, 타고난 내 덩치야 비록 작을지언정 그 속이야 타고난 것이겠는가. 

[불교신문3470호/2019년3월13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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