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 김경호·불모 조이락 작가 뉴욕 티베트하우스서 특별전

40여 년간 사경수행 한길 걷는

김경호 작가 인생작 8점 전시

 

고려불화 전통 계승하고 있는

조이락 작가도 10여점 선보여

 

13일부터 5월9일까지 2달간 미국 뉴욕 티베트하우스에서 전시되는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의 ‘감지금니 일불일자 화엄경 약찬게’ 작품.

고려불화와 사경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회가 세계 경제 중심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한국문화재단과 티베트하우스는 오는 13일부터 5월9일까지 티베트하우스에서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과 조이락 작가를 초청해 ‘깨달음, 명상 그리고 보살의 길’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세계적인 화랑이 밀집한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아시아 문화 이벤트인 ‘아시아 위크 뉴욕(Asia Week New York)’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3월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브루클린박물관, 아시아 소사이어티, 티베트하우스, 뉴욕한국문화원, 루빈박물관, 저팬 소사이어티 갤러리 등 뉴욕의 크고 작은 박물관과 전시관 등이 아시아 미술전시와 다양한 이벤트를 하면서 아시아 미술과 작가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펼친다. 특히 티베트하우스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예술인 고려불화와 사경을 전승하고 있는 조이락 작가와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의 대표작품들이 티베트 고대 탕카와 함께 전시된다.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은 그의 사경 연구의 궤적이 곧 현대 한국 사경의 역사라 할 수 있을 만큼 한국 전통사경의 개척자이자 전승자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왕조 이후 600년간 단절됐던 사경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부터는 전통의 기반 위에 성경 사경, 코란 사경, 만다라, 탄트라 요소를 적용시켜 현대 사경의 미학적 확장을 이뤄내는 작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40여 년간 사경을 연구하고 복원과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 원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 생애를 통틀어 최고로 꼽는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가로 29.6cm, 세로 42cm 크기로 제작된 ‘10음절만트라(십상자재도)’를 비롯해 ‘감지금니 일불일자 화엄경 약찬게’ ‘화엄경 보현행원품 변상도’ ‘초전법륜도 만다라’ 등 8작품이 전시된다.

조이락 작가의 양류관음도.

조이락 작가는 서양화가로 활동하다 지난 1999년 우연히 본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불모(佛母)의 길을 걷게 됐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수월관음도, 만오천불도, 양류관음도 등 10여 점의 고려불화 재현작을 선보인다.

특히 조 작가는 고려불화 가운데 가장 큰 수월관음으로 구성과 도상에서 최고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으로 손꼽히는 일본 카가미진자(鏡神社) 소장 수월관음도를 1.6m 크기로 줄여 재현하면서 관음보살의 상호를 부드럽고 갸름한 인상으로 표현했다. 또한 만오천불도는 신광을 상징하는 큰 원안에 본존이 비스듬히 앉아 오른쪽 무릎을 감싸 안은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불화에서는 보기 드문 자세다. 또한 그림의 배경과 옷자락에 빼곡이 부처님이 그려져 있어 마치 초미립자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듯하다.

조 작가는 문화재 수리기능자 제7148호(모사)와 제7547호(보존과학)로 지정받았으며 현재 조이락고려불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려시대 당시의 재료인 석채를 사용하고 고려불화의 중요한 기법으로 조선불화에서는 단절된 배채법(비단 뒤에서 색을 칠해 깊이감과 색의 박락을 막는 효과가 있음)을 쓰는 등 철저하게 고려시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수월관음도는 유려한 표현과 화사한 색채와 깊이 있는 공간감으로 마치 유물 같다는 평을 듣고 있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고려불화와 재현작품이 전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지고, 보존을 위한 방법으로 재현작품이 원화(原畵)를 대신하는 때가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3일 오후4시 열리는 전시회 개막식에서는 차 전문가인 선엽스님이 다도 시연과 함께 사찰음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10일 선엽스님과 김경호 원장, 조이락 작가가 뉴저지 원적사와 뉴욕 불광선원, 뉴저지 보리사 등 뉴욕과 뉴저지지역 한국 사찰에서 동시에 강연회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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