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경전에서 부처님께서 1250명의 스님들과 함께 하셨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 시대에 그렇게 많은 스님들이 함께 수행했다는 것이 사실일까? 

전도선언 이후 깟사파 3형제와
추종자 1000명…명문가 자제들
잇따른 귀의, 국가현안 될 정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지금과 비교해 인구가 현격히 적었던 2600여 년 전, 출가한 제자만 1250여명이 함께 승단을 이루고 있었다는 기록은 여러 경전에 엄연히 남아있고, 심지어 최초의 제자 꼰단냐로 시작해 제자가 늘어가는 과정이 여러 곳에서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사실이라 봅니다.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은 자신이 깨우친 법을 누구에게 전할까 고민하셨습니다. 먼저 떠올린 사람들이 자신을 한 때 이끌어 주었던 당대의 유명한 사상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스승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으로 떠올린 사람들이 고행의 길에서 함께했던 다섯의 수행자들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깨달음을 성취하신 부다가야에서 그들이 수행하고 있던 바라나시 옆 사라나트까지 320km를 맨발로 걸어가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중도와 팔정도, 무상과 무아 등의 가르침으로 아라한의 단계에 이르게 하시고, 부처님의 첫 제자가 됩니다. 여섯 번째 제자는 바라나시 대부호 상인의 아들인 야사입니다. 이 야사를 보고 친구 네 명과 더불어 그 지방의 명문자제들 50명도 동반출가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 합쳐 제자 60명이 됩니다. 제자가 60명에 이르자 부처님은 그 유명한 ‘전도선언’을 하시고, 제자들로 하여금 전도의 길로 떠나라 하십니다.

이후 부처님은 깝빠시까에서 또 30명의 젊은이들을 출가시켜 90명의 제자가 되었고, 우루웰라 마을에서 불을 섬기는 수행자 깟사파 3형제를 제도하고 그들의 추종자 1000명을 제자로 귀의 시킵니다. 그러니 단번에 1090명의 대 승단이 만들어 집니다. 여기에 또 부처님은 라자그하로 가셔서 방랑수행자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교화하시고 그들의 무리 250명을 출가시킵니다. 드디어 1250명을 넘어 1340명의 제자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요. 그러자 마가다국에서는 큰 문제가 생깁니다. 명문가의 뛰어난 젊은이들이 유행처럼 하나 같이 부처님 제자가 되기 위해 찾아옵니다. 그들의 부모와 아내들이 찾아와 거센 항의를 할 정도였습니다. 연이어 부처님의 종족인 석가족 사람들도 출가하여 그 숫자는 점점 불어났고, 부처님의 양모인 마하빠자빠띠 왕비도 출가를 하여 승단은 비구 비구니를 아우르는 큰 대중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니 1250명의 스님 숫자가 허구이거나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이보다 훨씬 더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불교신문3469호/2019년3월6일자]

이정우 군법사ㆍ육군 대령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