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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3 (2019).3.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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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불상 구조 제작 기술 밝힌다국립중앙박물관 첨단 장비 사용
국립중앙박물관이 첨단 기기를 이용해 소조보살입상을 단층 촬영하는 모습.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상 촬영
국내최초 CT촬영 불교문화재硏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기에 앞서 실시하는 컴퓨터 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이하 CT 촬영)이 불상의 구조와 제작기술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첨단의학 기술인 CT 촬영이 문화재 영역에 들어선 것이다. 몸속의 특정 단면에 초점을 맞춰 내부를 촬영하는 방사선 기술인 CT 촬영과 더불어 X-선 형광분석기도 문화재 조사와 보존처리 방법으로 이용되는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CT촬영을 통해 불상 등의 문화재 내부를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보수 및 보존처리를 실시하고 있다. 문화재 조사 및 보존처리에 CT 촬영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것은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7년 5월 24일 남원 실상사 건칠불좌상과 건칠보살입상에 대한 3D-CT 촬영 결과를 발표했다. 장비가 없어 포항의 한 병원에서 CT촬영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서산 개심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촬영했다.

불상 등 문화재 내부의 정밀한 확인이 가능해진 CT 촬영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장은 “비파괴 검사 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불상 내부를 볼 수 있는 방법이 CT 촬영”이라면서 “불상 내부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첨단 기법”이라고 평했다. CT 촬영을 통해 선조들이 불상을 조성할 때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확인할 수 있고, 복장을 무조건 개봉하는 일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고가의 첨단촬영 장비를 마련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최근 CT 촬영을 진행한 고려시대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金銅十一面千手觀音菩薩坐像)’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보살좌상의 금속 성분과 도금층의 형상 등을 CT 촬영을 이용해 조사한 결과 구리, 주석, 납의 3원계 청동을 합금해 조성한 사실을 밝혔다. 도금층에서는 금과 수은이 검출됐는데, 수은이 나온 것은 고대에 가장 일반적 도금 기법인 ‘수은 아말감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면이 들떠 있는 도금층은 수은 아말감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지를 사용해 보강하고 옻칠을 한 뒤에 도금을 했는데, 후대에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보살상 머리 내부에 2종류의 철심이 있고, 좌우측 팔과 손목은 별도로 주조한 사실도 확인했다.

건칠보살좌상의 상반신 옆면을 CT 촬영한 모습.

과학기법 도입 일단 긍정적 평가
하지만 ‘경외성 감퇴’ 우려 나와

국립중앙박물관은 “CT 등 과학적 조사와 분석을 진행한 결과 고려시대 최고 장인의 기술과 솜씨, 창의력, 미적 안목 등이 발휘되어 ‘금동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이 탄생했음을 확인했다”면서 “무한하고 자비로운 관음보살좌상의 모습을 더욱 안정된 상태로 관람객에서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불교조각 조사보고서 3〉에도 CT, 실측도면, 사진, 이동형 엑스선형광분석기(XRP) 등 과학적인 조사로 밝힌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소조(塑造)·목조(木造) 불상의 비밀도 실렸다. 최근 나온 이 보고서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두 점의 건칠(乾漆, 옻칠) 보살좌상을 비롯한 네 점의 조사 결과와 보존처리 상황을 담았다. 보조 지지대를 사용하지 않고 공간을 비워 놓은 사실과 귀와 손 등을 별도의 나무로 만들어 못 대신 접착제를 사용해 붙인 전통방식을 확인했다. 목조석가불상의 경우 CT 촬영을 통해 불두(佛頭)와 몸의 빈 공간에 남아 있는 복장물(腹藏物)의 존재도 확인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두 구(軀)의 소조보살입상이 본래 한 쌍의 협시보살상임을 밝혔다.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에 출품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건칠보살좌상과 도쿄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 소장의 건칠보살좌상도 본래 한 쌍으로 제작됐을 가능성도 찾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조사에 도입된 컴퓨터 단층촬영 조사 결과로 최근 활발해진 중․근세 불상과 복장물의 제작기법에 대한 이해의 폭이 커졌다”면서 “향후 전시와 한국 불교조각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신앙의 대상인 불상 내부를 CT 촬영한 사진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종교성이 희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배재호 용인대박물관장은 “문화재 보존과 조사를 위해 CT 촬영이 긍정적이고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자칫 종교적 예배대상인 불상에 대한 경외성(敬畏性)을 감퇴(減退)시킬 수 있는 양면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불상은 신앙의 대상인 동시에 소중한 문화재이다. 오랜 기간 종교성이 중심을 이룬 붌불상은 근현대 들어 미술사 대상으로 자리 잡으며 예술성이 가미됐다. 이제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CT 촬영 등 과학성이 추가돼 불상 등 문화재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빈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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