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함께 읽는 사자소학

이민형 편역
도반

내가 읽고 따라 쓰는 사자소학 

영어에는 못 미치겠으나 그래도 학부모들이 상당한 관심을 갖는 분야가 한문이다. 알고 보면 한국어의 대부분은 한자어로 구성되어 있다. 곧 한자어를 공부할수록 한국어에 대한 어휘가 풍부해지게 마련이다. 아울러 표의(表意) 문자인 한자는 우주와 세상의 이치를 함축한 글자이기도 하니, 아이들에게 인문학적 사고력을 길러줄 수도 있다. 인성교육에도 이만한 교재가 없다.

불교학의 형식적 바탕도 한문학이다. 사자소학(四者小學)은 한문학의 고전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알아야 할 지혜가 담겨 있다. 그래서 한문을 섬긴 조선시대 양반 집안 자녀들의 필독서였다. <부모가 함께 읽는 사자소학>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소학을 읽으며 어른이 아이에게 소학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부모와 자식의 도리, 남편과 아내의 도리, 바람직한 인간관계 등 인간사의 본질과 관련된 한문 경구들을 직접 써보며 마음에 새기는 책이다. 그냥 읽을 때와 손으로 써볼 때의 감회는 다른 법이다.   

<내가 읽고 따라 쓰는 사자소학>은 스케치북처럼 생겼다. 아들딸이 아니라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에 도움이 될 법한 책이다. 반듯한 명조체의 한자 경구와 한글 풀이말에 덧칠을 하면서 마음을 수양할 수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더한 고전의 향기를 음미하도록 했다. ‘一杯之水(일배지수)하여 必分而飮(필분이음)하라. 한 잔의 물도 소중히 생각하여, 반드시 공평하게 나누어 마시라.’ 지극히 당연해서 고리타분한 말들 같지만, 그만큼 들어도 들어도 유익하고 미더운 말들이다. 사경(寫經)에 버금가는 보람을 얻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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