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승려복지회 수혜받은 천은사 한주 종국스님

종국스님

지리산 천은사에 주석하고 있는 종국스님은 20대 초반에 출가해 60여년 간 수행과 포교에 전념해온 수행자이다.

세수 84세의 노스님은 지난해 알 수 없는 전정기능 장애와 결장염으로 두 차례나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당시 화엄사 승려복지회는 종국스님의 입원 및 진료비를 전액 지불하고, 지금도 스님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지리산에 산수유 꽃이 필 무렵, 화엄사 사회국장 해덕스님과 함께 종국 노스님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천은사를 찾았다.

“한창 때는 건강을 생각지 않고 정진했는데, 나이 70무렵부터 여기저기 몸도 고장 나네요. 공부하는 이가 어지간하면 아파도 참아야 하는데 이제는 병원을 찾지 않으면 힘이 듭니다.”

종국스님은 “지난해 큰 병은 아니었지만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교구본사에서 병원까지 찾아와 경과를 확인하고 병원비를 지불했다”며 “종단과 화엄사 승려복지회의 활동에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종국스님

지금도 하루 5시간 염불정진을 하고 있는 종국스님은 “아프면 의료비 걱정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부에 큰 힘이 된다”며 수행이야기를 이어갔다.

“수행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습니다. 수행은 마음의 씨앗과 같아서 심은 대로 결실을 거두듯 수행하면 할수록 깨침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선방에서도 ‘아미타불’을 화두로 정진해온 종국스님은 “염불수행은 망상과 졸음이 덜 일어나 재가불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수행이다”며 “일상생활(行住坐臥)에서 염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재가자도 일상생활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종국스님은 “승려복지 혜택을 받았으니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더욱 힘써 정진해야겠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종국스님은 “아직도 종단과 교구본사가 승려복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스님들이 많다”며 “이런 수행자들을 찾아 복지를 책임져 주는 수행자 중심의 승려복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가에서 열반까지... 찾아가는 토탈 복지 시행”

화엄사 승려복지 제도는...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스님)는 지난 2018년부터 ‘출가에서 열반까지’를 기치로 본격적인 승려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구의 재적, 재직, 문도스님들이 전법과 포교에 전념하는 수행환경을 조성하기위한 ‘토탈 승려복지제도’이다.

화엄사 승려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해덕스님(화엄사 사회국장)은 “그동안 화엄사는 종단과 함께 입원진료비, 노인장기 요양급여, 국민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 등의 승려복지제도를 시행해 왔다”며 “지난해부터 화엄사가 시행하는 승려복지는 주거복지, 연금복지, 노후복지연금, 장학금지급, 장례복지 등을 추가해 오직 포교와 수행에 전념 할 수 있도록 하는 토탈 복지이다”고 강조했다.

토탈 승려복지 구현을 위해 화엄사가 우선적으로 시행한 것은 교구 승려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조사였다. 조사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정진하고 있는 교구의 재적, 재직, 문도 스님들을 찾아내 현황을 파악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스님들의 승려복지 방향을 정하고 필요한 예산확보 방안을 마련했던 것이다.

화엄사 승가복지회가 빠른 시간 내에 자리잡게 된 것은 교구장 덕문스님의 승려복지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주지 덕문스님이 강조하는 승려복지는 ‘찾아가는 승려복지 서비스’이다. 스님들이 복지 혜택을 받기위해 교구를 찾기 전에 승려복지회에서 먼저 찾아가 혜택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해덕스님은 지난달 화엄사에 주석하고 있는 어른스님 4분을 모시고 일산 동국대 병원을 찾았다.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서였다. 1박 2일 장거리 여행을 꺼려하던 노스님들은 검진을 마치고 승려복지회에 고마움을 표했다. 단지 말로만 하는 승려복지가 아니라 세심하게 배려하는 교구본사의 승려복지 제도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화엄사 스님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승려복지회 담당 스님이 병원을 찾아 간호와 병원비 등 퇴원할 때까지 모든 업무를 직접 처리한다.

또한 화엄사는 주거복지를 위해 경내 만월당과 산내암자는 물론 천은사와 말사에 노스님들이 주석하며 정진할 수 있도록 수행시설을 정비했다. 현재 20여 명의 노스님들이 각각의 처소에서 정진중이다.

복지연금으로는 3급 이상과 4급 비구 비구니 가운데 선원 20안거 이상 성만한 스님에게는 수행연금으로 매월 5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세납 65세 법납 40년 이상의 스님과 선원 수좌들에게 복지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화엄사는 ‘승려복지회의 활동으로 교구에서 한발짝 떨어져 수행하던 스님들이 교구에 관심을 갖고 소통을 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화엄사가 토탈 승려복지를 시행하는데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재정확보이다.

화엄사는 향일암 사성암 천은사를 비롯한 수말사들을 승려복지회 후원사찰로 정해 기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화엄사 재적 및 재직 스님들이 승려복지회 기금마련에 적극 동참한다는 것이다. 승려복지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먼저 스님들이 3억원 가량의 기금을 적립했다.

또한 승려복지회가 운영하는 CMS후원회에 승,재가를 비롯해 700여 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화엄사는는 CMS후원에도 320여 명의 재적대중이 전원 동참토록 홍보하고 있다.

해덕스님은 “승려복지에서 갈수록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입원 및 진료비이다”며 “종단과 협의해 스님들의 실비보험 가입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469호/2019년3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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