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들었다

깊은 숨 들이키면
어질고 고요한 이의 향기
바람결에 실려 가슴 가득 퍼진다
이 기쁨 이 사랑
이 충만이 누리를 향기롭게 한다

당신은 내 그리움의 원천
당신은 나를 설레게 하는 꿈
당신은 내 삶의 이유

그리고, 그리고
당신은 나의 전부다

-박수완 시 ‘여시아문’에서 


최근에 수완스님께서 펴낸 새 시집 ‘유마의 방’에 실린 시다. ‘여시아문(如是我聞)’은 아난다가 붓다의 가르침을 들은 그대로 전한다는 의미로 경전의 첫머리에 붙이는 말이다. 이 시에서의 ‘당신’은 붓다이기도 하고, 교법이기도 하고, 모든 생명주체들이기도 하다. 

“어질고 고요한 이의 향기”에 의해 이 세상에는 기쁨과 사랑이 가득해진다.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바위 같은 평온을 얻고, 남을 가엾게 여기고,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다 행복하기를 서원하는 이에게선 한파를 이겨낸 매화의 향기가 날 것이다.  
[불교신문3467호/2019년3월2일자]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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