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개최한 ‘불교계의 3·1운동과 항일운동’ 세미나에서 김룡사 등 지방학림 중심으로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불교계 항일 운동을 조명했다.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불교사회연구소 주최 ‘3.1운동과
항일운동 기념세미나’서 강조

“지방학림은 불교계 3.1운동 본거지였다. 한용운과 유심사에 모여 만세운동을 기획한 중앙학림 학생들의 대부분도 각 사찰 지방학림 출신들이었다. 결국 불교계 3.1운동의 시작과 끝이 지방학림인 것이다.”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산하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스님)가 오늘(2월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불교계의 3·1운동과 항일운동’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며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학림’의 의미를 되짚었다.

3.1운동 100주년 앞두고 민족독립을 위해 노력한 불교계 활동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세미나에서 한 교수는 ‘김룡사(金龍寺)의 3·1운동’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한 교수는 “김룡사의 3.1운동은 1919년 4월13일 김룡사 지방학림 학생들이 일으킨 만세운동”이라며 “김룡사 공비생으로 당시 중앙학림에 유학중이던 전장헌이 독립선언서를 몰래 학생들에게 전해주면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룡사의 만세운동은 실행단계에서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 교수는 “민족독립을 발원하는 스님들과 학생들이 기획한 만세운동은 당시 김룡사 주지 혜옹스님의 만류로 인해 중단됐다”며 “학생들 전원이 일본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으며 실행단계에서 멈췄기 때문에 사건의 전개과정과 전하는 기록은 물론 김룡사의 3.1운동과 관련된 연구는 지금까지 전무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룡사 사례는 당시 지방학림을 중심으로 불교계가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지방학림은 불교의 근대화는 물론 교육을 통한 민족의식 함양 등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일제의 관리와 통제를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도 지방학림의 청년승가와 학생들은 수업시간 후 시국을 걱정하며 독립을 위한 실천으로 만세운동을 감행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광식 동국대학교 특임교수는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통도중의 민족교육과 폐교사건’을 발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지방학림이 3.1운동 이후에도 민족정신을 퍼뜨리는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발표가 이어졌다. 김광식 동국대학교 특임교수는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통도중의 민족교육과 폐교사건’을 발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항일 민족교육의 배움터로 통도사가 운영했던 중등학교인 통도중(통도사 전수학원)은 1934년 개교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41년 교사 2명이 학생들에게 민족교육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3년 후 폐교하게 된다.

통도중이 폐교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한 김 교수는 “당시 일제 황민화 정책이 강화되던 시기에 발생한 이 사건은 사찰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특이한 항일 운동사 단면”이라며 “민족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2명의 교사(김수성스님, 조용명스님)가 독립운동 포상을 받은 만큼 이 사건은 불교 독립운동사로 다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단정할 순 없지만 역사적 맥락을 보면 통도중은 통도사 지방학림을 계승한 것”이라며 “통도중과 유사한 정체성을 갖고 있었던 곳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불교계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참여와 지원활동’을 비롯해 ‘해인사의 3.1운동’ ‘불교계의 3.1운동에 나타난 세계평화주의’ 등 불교계 3·1운동을 조명하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불교계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참여와 지원활동’을 비롯해 ‘해인사의 3.1운동’ ‘불교계의 3.1운동에 나타난 세계평화주의’ 등 불교계 3·1운동을 조명하는 연구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총무부장 금곡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우리 불자들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인권 생명 평화 화합의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총무부장 금곡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3.1운동의 의미는 종교계와 온 국민이 합심해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대한민국의 초석을 굳건히 세웠다는데 있다”며 “우리 불자들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인권 생명 평화 화합의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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