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노동위원회, ‘콜텍 노동자 문제해결 발원’ 릴레이 기도회 봉행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발원하며 콜텍 청사 앞에서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었다.

미세먼지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오늘(2월20일) 오전10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청사 앞. 출근시간이 지나 한적한 거리에 스님의 염불과 목탁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로 13년간 복직투쟁을 펼치고 있는 콜텍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발원하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스님) 스님들의 기도소리였다. 강하게 불어오는 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스님의 염불은 오후까지 계속됐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발원하며 콜텍 청사 앞에서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었다. '신묘장구대다라니' 염불 독송을 하고 있는 사회노동위원 인우스님(오른쪽)과 관계자들의 모습.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발원하며 콜텍 청사 앞에서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었다.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기도 정진을 하고 있는 스님들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타 생산 업체인 콜텍의 해고노동자 문제는 모기업인 콜트악기가 직원 100여 명을 정리 해고한 지난 2007년에 시작됐다. 사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노동자들은 부당한 조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11월 정리해고 당시 “경영상의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하며 노동자들의 손을 들었지만, 2012년 대법원은 “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어 버렸다. 지난해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콜텍 노동자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사법권을 남용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음에도 아직도 노동자들은 13년째 거리에 있다. 해고 당시 40대 노동자는 이제 정년퇴직의 나이가 돼 버렸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발원하며 콜텍 청사 앞에서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었다. 릴레이 기도회와 함께 피켓 시위 중인 사회노동위원장 혜찬스님 모습.

여전히 갈등 해결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이날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봉행한 것이다. 오전10시 사회노동위원 인우스님을 시작으로 오후5시까지 서원·법상·혜찬·우담·백비스님은 1시간20분씩 차례로 콜텍 청사 앞에서 염불기도를 진행하며 힘을 보탰다.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기도 정진을 하고 있는 스님들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7시간 릴레이 기도에 함께한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 지회장은 “스님들의 기도 원력과 부처님의 자비심이 박영호 콜텍 사장 등 사측에게도 전해져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며 “추운날씨에 7시간 연속 릴레이 기도를 펼치며 도움을 주는 스님들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발원하며 콜텍 청사 앞에서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 중인 사회노동위원 법상스님 모습.

향후 사회노동위원회는 콜텍 문제가 완전히 풀릴 때까지 기도회 오체투지 등 불교적인 방법으로 꾸준히 도움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오는 3월에 박영호 콜텍 사장과 노동자들이 교섭이 열릴 예정이지만, 박 사장의 사과와 해고자들의 명예로운 복직, 해고기간의 보상 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며 “고통에 빠져 있는 콜텍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와 복직을 발원하며 콜텍 청사 앞에서 7시간 릴레이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 중인 사회노동위원 백비스님 모습.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기도 정진을 하고 있는 스님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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