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은 바쁜 시기다. 지구촌공생회 몽골 공생청소년센터에서도 주민들이 활용하는 우물 판매대를 콘크리트 바닥으로 설치하는 등 월동준비에 힘을 쏟았다.

몽골의 겨울 날씨는 한마디로 ‘모든 것이 얼어버리는 계절’입니다.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 33도까지 떨어지고 낮에도 0도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있습니다. 한겨울이 되면 기온은 영하 20도에서 45도 범위를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눈은 많이 오지 않지만 강한 바람이 계속 불어 체감 온도는 더 낮습니다. 몽골에서 방목해 키우는 많은 소와 말떼들은 이렇게 추운 한 겨울에 허름한 축사에서 생활하지만, 기어코 이듬해 봄까지 살아남습니다. 이런 혹독한 기후에서도 사람과 동물들이 살아간다는 게 놀랍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지구촌공생회 몽골지부 공생청소년센터가 위치한 곳에는 약 4500여 명의 주민이 전통 가옥인 게르와 벽돌집으로 마을을 형성해 살고 있습니다.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 집집마다 울타리가 둘러져 있습니다. 몽골의 전통적인 난방 방법은 가축의 분뇨를 말려서 연료로 쓰는 것 입니다. 현지 활동가에 따르면, 올해는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마른 분뇨 수집량이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른 분뇨는 공짜이며 친환경 연료인 반면에 석탄 연료는 겨울철 심각한 대기오염의 주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분뇨 수집량이 적은 탓에 대기 오염을 감수하더라도 석탄과 나무 땔감을 구입해 겨울나기를 준비했습니다.

공생청소년센터에서도 월동준비에 힘을 쏟았습니다. 센터를 둘러싼 울타리 기둥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철망을 교체했습니다. 이용자들이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을 쓸 수 있도록 온수보일러도 설치했습니다. 또 주민들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우물 판매대를 콘크리트 바닥으로 설치해 보강했습니다. 무엇보다 물이 부족한 이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빨래를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에 세탁을 자주 못해 위생상태가 안 좋아집니다. 이에 우리 지구촌공생회는 세탁기를 구매해 최소 운용비만 받고 꼭 필요한 주민들이 세탁할 수 있도록 편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은 바쁜 시기입니다. 이곳 몽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기엔 소외된 저소득 지역 주민들은 추위를 피해 집안에서만 생활합니다. 때문에 우울함을 경험하기 쉽습니다. 우리 센터는 겨울철에 주민들이 더 자주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매주 영화를 상영하고 도서 대출도 합니다. 연말에는 연날리기, 시 낭송, 그림전시회를 열며 지역어린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몽골을 비롯해 어려움에 처한 전 세계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불교신문3464호/2019년2월20일자]

허윤 지구촌공생회 몽골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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