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처님의 귀는 왜 그리 큰 걸까? 

누구나 경청의 달인 되면
부처님처럼 ‘큰 귀’ 가진
덕 높은 성인 될 수 있어 

부처님의 모습인 불상은, 알렉산더 대왕이 B.C 4세기경 인도까지 진격하여 그리스와 불교문명이 만나 ‘간다라문화’가 꽃피게 되면서 처음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초기불상들은 그리스 신상을 많이 닮았는데, 그 이유는 보편적 그리스 신상에다 불경에서 고증된 부처님 상을 배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상은 다른 그리스 신상들과 차별되는 독특한 모습으로 만들었는데, 그 중 하나가 귀를 아주 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들은 부처님의 귀를 크게 표현했을까요? 

그것은 첫째, 부처님이 왕자였다는 것에 착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옛 고분출토품들을 보면 왕족이나 귀족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여러 장신구를 많이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왕들의 화려한 왕관이나 귀족들의 사모관대, 상투, 가채, 갓, 풍성한 옷, 신발 등은 부와 신분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그들의 아주 중요한 수단입니다. 더불어 그들은 크고 무거운 황금으로 만든 귀고리나 귀한 보석으로 귀를 장식했습니다. 귓불이 처지도록 여러 가지 화려한 보석을 많이 매달았었는데, 큰 귓불이 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도 어릴 때 왕족이나 귀족이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바로 큰 귀였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부처님 귀의 경우 ‘32상 80종호’라 해서 당시 인도인들이 생각했던 성자나 전륜성왕만이 지니는 32가지 크고 80가지 세세한 특징이 있었는데, 여기에 ‘귀가 두껍고 크고 길며 귓불이 길게 늘어져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귓불이 처지고 큰 것은 덕이 있고 귀인이라는 이미지는 인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까지 퍼져 있었습니다.

셋째, 한자로 성인 성(聖)자를 보면 귀 이(耳)자와 드러날 정(呈)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즉 성인이란 ‘귀가 드러나 있는 사람’ 즉, 중생들의 모든 고통의 소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들어 주시는 분을 말합니다. 캐리커처 하나를 그릴 때도 대상인물이 지닌 특징을 아주 신기하게 잘 부각시켜 나타내게 되는데, 부처님은 일생동안 참으로 많은 법문과 가르침을 주셨으니 불상은 당연히 입을 크게 부각시켜야 할 텐데 귀를 크게 나타냈다는 것은 의미가 깊습니다. 요즘 같이 대화와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에 ‘경청’은 가장 큰 덕목인데 부처님은 이미 당시에 상담의 대가이셨다는 것을 큰 귀를 통해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도 생물학적 귀는 각기 다르게 태어났지만, ‘경청’의 달인이 된다면 부처님처럼 ‘큰 귀의 사람(성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신문3463호/2019년2월16일자] 
 

이정우 군법사ㆍ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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