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종단의 공익모금단체와 함께 지진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현지를 다녀왔다. 현장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순조롭게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곳은 다름 아닌 한국 불자들이었다. 전체 인구의 90% 가까이가 이슬람교를 믿는 이슬람의 나라에서도 부처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신행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침 불자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법당에도 가 볼 수 있었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 2008년께 지금의 공간을 갖췄다고 했다. 건물 바깥에 연등을 걸고 ‘해인사(海印寺)’라는 글씨도 걸어놔 한눈에 사찰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가정법회를 시작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지금은 300여 불자들의 의지처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일요법회에도 한국 사찰만큼은 아니지만, 20~30명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상주하는 스님 없이 부처님을 모신 여법한 법당에서 법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현지 불자들의 깊은 신심에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인도네시아 해인사는 성철스님의 상좌인 원명스님 원력으로 문을 연 곳이다. ‘국제포교의 선구자’로 불리는 원명스님은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키르기즈스탄 등에 포교원을 개원하는 등 왕성한 해외포교 활동을 펼쳤다. 안타깝게도 스님은 2003년 입적했다. 이곳 현지 불자들도 스님이 그립다고 했다. 스님 입적 후 몇몇 스님들이 주지를 맡아 신도들의 신행과 공부를 이끌었지만, 열악한 환경과 다른 문화 탓인지 오래가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 신도들은 책과 영상에 의지해 법회를 봐야하고, 제대로 불교를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에서 온 녹음된 법문과 영상에 의지해 서로를 격려하며 법회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사례가 비단 이곳 뿐만은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해외 포교는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국제포교에 관심 있는 스님이나 포교사들이 적재적소에 활동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해외포교 시스템 마련을 고민해야 할 때다.

[불교신문3463호/2019년2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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