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 이사회에 바란다'

전 선학원 이사 성열스님

대법원서 징역 6월 선고 받은
법진 유임시킨 이사회 몰염치

창건주·분원장 방관 말고
즉각 재단 정상화 나서야

평소 침묵이 미덕이라 믿어 어지간하면 침묵을 지켰으나 부끄럽고 창피하여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서 이 글을 쓴다. 우선 작금 선학원이 지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재단의 임원들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만약 알고 있다면 직무유기일 터이니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만약 모르고 있다면 자기 스스로 청맹과니(눈이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니, 그런 청맹과니를 임원으로 선출하는 사람들의 후안무치한 철면피 역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사장에 대한 1심판결이 난 뒤에 임원들은 무엇 하느냐고 따져 물었을 때, 진상조사위원으로 선출되었다는 임원들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고 나올 때만 해도 뻔뻔스럽기는 하지만 백번을 양보하여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고법(高法)에서 징역형을 선고하고 대법원(大法院)에서도 확정판결이 났는데도 무죄추정을 주장하던 임원들이 모르쇠로 외면하더니 급기야는 이사회를 열어 명예로운 퇴임 운운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말도 되지 않는 제안을 하고 결정하는데 11명의 임원들이 모여 의결하였다니, 그 임원들의 후안무치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임원들은 무슨 결정을 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그런 몰염치한 자들을 임원으로 하는 법인의 구성원으로 있다는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창피하다.

무릇 임원이라면 소속 분원에 거주하는 스님들의 귀감이 되고 제단 구성원들에게 마땅히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할 터인데, 도리어 많은 지탄을 받아 소속된 구성원들에게 부끄러움이나 안겨준다면 더 이상 임원이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 재단의 임원중에는 감사라는 사람이 둘이나 있는데 그 사람들마저 침묵하고 있으니 감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임원자리나 차지하고 이사장의 꼭두각시노릇이나 하려는 것 같아 재단의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 내가 듣기로는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임원들이 엉뚱한 결의나 하고 있어도 그 어떤 임원도 그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다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재단이 풀어가야 할 당면한 문제들을 외면한 채 오히려 재단을 회복하기 어려운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는 것만 같아 걱정이 태산이다. 이제 선학원에 귀속된 창건주나 분원장들이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모두 들고 일어나 재단의 정상화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 본다.

또한 재단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감독관청에서는 무엇을 하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교계의 언론들을 주시하건대 작금의 선학원사태에 대해 오불관언하는 것 역시 언론으로서 옳지 못하다고 본다. 이제 이해관계를 넘어 옳고 그름을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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