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 불교인재원 제8차 불교경전‧조사어록 대강좌

불교인재원은 불교경전과 조사어록 대강좌를 통해 간화선 대중화와 재가불자들의 수행을 돕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8차 대강좌에서 강의 내용을 경청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모습.

8차 대강좌 마지막 강의 시간
수강생 20여 명 마조어록 공부
2월25일 주1회 2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9차 대강좌 개강

불교는 수행의 종교다.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간화선은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수행법이다. 종단 대표 수행법이기도 하지만 어렵다는 편견과 스님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초심자들이나 불자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은 불교경전과 조사어록 대강좌를 통해 간화선 대중화와 재가불자들의 수행을 돕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는 매주 월요일 8차 대강좌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1일 조계종 전법회관 지하 교육관에서 열린 재가불자들의 열띤 공부 현장을 찾았다.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서운 겨울 추위도 불자들의 공부 열기는 막지 못했다. 강의 시작 전부터 자리를 잡고 차분하게 교재를 읽는 이들부터 퇴근하고 늦지 않게 달려온 이들까지 20여 명이 교육관을 가득 메웠다. 강의에 앞서 수강생들은 잠시 입정을 하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렸다. 죽비 소리와 함께 순간 교육관에 고요해졌다.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정도였다.

이날은 지난 11월부터 이어온 제8차 대강좌 마지막 강의 시간. 박희승 불교인재원 이사가 강사로 나서 마조스님의 법어를 수록한 <마조어록>에 대해 강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희승 이사는 조사어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도 연기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 불교의 핵심은 중도입니다. 남방불교 위빠사나에서는 연기를 생이 있어 멸이 있다는 생멸 연기로 이해합니다. 반면 선종에서는 생과 멸이 그대로 연기라는, 중도로 봅니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는 중도 연기를 깨닫고, 중도 연기로 바로 보는 것이 부처님 깨달음의 핵심입니다. 조사어록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도 연기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들이 엄동설한에 여기에 모여 마조어록을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늦은 오후 집중력이 떨어질 시간이었지만 수강생들은 흐트러지지 않고 강의에 집중했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강의 내용을 필기하기 위해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특히 평소 관심을 가져온 수행에 대한 내용인 만큼 수강생들의 열의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대강좌 수강생 노재기(법명 광명) 씨는 “인터넷을 통해 불교인재원 강좌를 접한 이후 2015년 3월부터 계속해서 강좌를 듣고 있다. 사찰에서 진행하는 강좌들에 비해 수준이 높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어 좋다”며 “불교에 대해 심층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해서 강좌를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성균(법명 문수) 씨도 “한국불교법사대학에서 대법사과정을 수료하고 불학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도반들의 추천으로 불교인재원 강의를 듣게 됐다”며 “다른 곳에 비해 교수진도 훌륭하고 전문적이고 세밀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다. 강의를 들으면서 불교 공부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인재원은 8차 대강좌에 이어 오는 25일부터 제9차 불교경전과 조사어록 대강좌를 실시한다. 제9차 대강좌는 5월20일까지 주1회 총 12주 과정으로 진행되며, 남방불교 수행을 체계화한 <청정도론(위숫디막가)>, 화엄사상의 소의경전인 <화엄경-화엄교판>, 전통 강원의 교과서인 <능엄경> 중 ‘변마장’, 선종의 기틀을 세운 백장스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백장어록> 등을 다룰 예정이다.

강의에 앞서 수강생들이 입정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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