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마음과 마음의 모양과 마음의 인과 마음의 과와 마음의 모임과 심왕과 심수(心數)와 마음이 하나임과 마음이 둘임과 이 마음과 저 마음과 마음이 멸함과 마음이 평등함과 마음으로 닦음과 닦는 이와 상심(上心)과 중심과 하심과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을 본다면, 이렇게 보는 이는 마음을 닦지 않는다 이름 하느니라. 

- <대반열반경 29권> 중에서

지난날을 생각하자니 어느 날은 못 견디도록 춥다가 어느 날은 못 견디게 더웠었다. 산에 산마다 계절 따라 꽃이 피고, 비에 젖거나 눈 쌓인 산속을 걷기도 했었다. 까닭 없이 늘 눈물바람이었다. 사는 일이 힘겹거나 서럽거나 방황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뭐지?” 했었다. 출가란 걸 해서도 또 “뭐지?” 하다가 저절로 알게 되었다. 해답 없는 질문이라야 질문이 되고, 해답이 없는 세월이라야 한편 인생이었다. 그래서 눈물도 기쁨도 모두 다 평안이었다. “이게 뭐지?” 하는 질문의 답이었다. 이젠 “뭐지?” 하는 질문에 의미도 담을 수 없다. 그러나 질문을 여의고서 진짜 질문을 다시 할 줄도 알게 되었다. 미소 지으며 “뭐지?” 산사에 미소처럼 매화 꽃송이가 여물 쯤 이르러 해제가 다 되었다. 

[불교신문3462호/2019년2월6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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