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일출명상을 하면서 무명(無明)이 명(明)으로 바뀌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하얀 모래가 깔린 백사장 걷기를 하면서 부드럽게 깔려드는 바닷물 거품을 실감나게 느꼈다.” “툭 트인 잔디밭에서 법문을 들으며, 부처님께서 성도 후 최초로 녹야원에서 다섯 비구에게 설법하시는 장면이 생생히 연상되었다.” “본마음·참나 ‘리셋 7단계’ 수행을 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온 몸에 힘을 빼고 물위에 떠서 하늘에 뜬 구름을 바라보며 나 자신이 사라지는 체험을 했다.”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며 마음의 고향에 온 기분이 들었다.” “하늘보기와 파도소리 듣기에서 무념무상을 체험했다.” “잔디밭에서 수행인터뷰를 하고 둘러 앉아 담마 토크하는 것이 매우 좋았다.” “야자수 아래 둥글게 서서 아바타 송(頌)을 하면서 환희심이 생겨났다.” “잔디밭에서 행·주·좌·와 참선실습을 하면서 내가 없어지는 체험을 했다.” “참선을 하며 관세음보살님께서 동참해서 바라보고 계신 느낌을 받았다.” “수행인터뷰를 통해 ‘생각이 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대자연과 하나 되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쉬어지는 최고의 수행이었다.”

행불선원에서 금번 겨울에 최초로 시행한 베트남 동계수련회 소감이다. ‘쉬는 것이 깨달음이다’라는 주제로 4차에 걸쳐 실행된 금번 수행은 벗어남의 맛을 알고 내려놓음의 맛을 아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일상생활의 틀에서 벗어나 수행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애착과 분별을 내려놓는 프로그램에 집중한 결과, 짧은 기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불교수행의 핵심은 무아체험이다. 무아란 결국 완전한 평정상태를 말한다. 근심과 걱정은 물론 희열과 행복조차 사라진 상태이다. 쾌적한 숙소와 맛있는 식단은 물론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하얀 백사장, 널찍하게 툭 트인 잔디밭에서 대자연과 하나 되는 연습은 무아지경에 쉽게 이르도록 한다. 몸과 마음이 저절로 열리기 때문이다. 

‘쾌락’과 ‘고행’이라는 두 극단을 배제하고, 수행에 최적화된 환경과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완전한 평정상태를 언뜻이나마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닐까?

[불교신문3462호/2019년2월6일자] 

월호스님 논설위원·행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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