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구촌공생회,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

한국 불자의 따뜻한 보시행이 어둠의 땅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지구촌공생회가 지난 19일 개최한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에서 이사장 월주스님과 후원자 도영주 씨(사진 중앙 오른쪽)가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부산 사는 독실한 불자 도영주씨
의미 있는 보시행으로 지뢰 덮였던
죽음의 땅에 배움의 ‘희망’ 선물…
교실 6칸 등 새 교실, 9월 완공예정

부산에 사는 독실한 불자 도영주(70) 씨는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친 지난 2012년, 한 가지 원력을 세웠다. 매스컴을 통해 ‘피켜 퀸’ 김연아 선수가 아프리카 남수단에 학교건립 비용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불교 국가에 가난한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를 짓겠다”는 것이었다.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선 만큼 스스로에게 잘 살아왔는지 반문하며 뜻 깊게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신심 있는 불자로 살아오며 집착 없이 베푸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실천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그러나 원력을 세웠음에도 어떤 단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후원을 해야 하는지 몰라 시작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구촌공생회가 지난 19일 개최한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 현장에서 설레는 표정으로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

그러던 중 본지 보도 등을 통해 캄보디아에서 활발하게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는 지구촌공생회를 알게 됐고, 평생을 절약하며 모았던 1억원을 보시했다. 남편도 도 씨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옆에서 든든하게 응원해줬다. 그리고 지난 19일 캄보디아 웃더민쩨이주 뜨라빼양쁘라이면에서 열린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 현장. 본인의 이름을 딴 학교가 첫 삽을 떤 이날 참석한 도 씨는 “마을에 학교가 생긴다며 기뻐하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한국 불자의 따뜻한 보시행과 천지가 나와 같은 뿌리이고 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는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 만물여야일체(萬物與我一體)’ 정신을 바탕으로 자비행을 펼치는 지구촌공생회가 어둠의 땅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국제개발협력 NGO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가 개최한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에 함께 동행했다.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의 후원자 도영주씨(사진 가운데)가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도 씨는 학교가 생긴다며 기뻐하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19일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을 열고 학교 건립의 첫 삽을 떴다.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가 건립되는 이 지역은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일명 죽음의 땅으로 불린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마을은 잦은 내전 등으로 많은 지뢰가 매설돼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과의 국경이 불과 6Km로 캄보디아 내에서도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전기는 아예 들어오지도 않는다.

교육시설도 마찬가지다. 나무로 허름하게 만든 작은 교실 3칸이 유일한 이곳 아이들의 배움터다. 현재 초등학생 1학년부터 6학년까지 170여 명이 여기서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공부 중이지만, 극서기와 우기가 되면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을 확인한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지부는 수차례 현지답사 및 검토와 지역민 논의를 거친 후 학교를 건립을 결정했다.

학교 건립이 된다는 소식에 기뻐하는 사마키 마을 아이들의 모습.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오른쪽)은 지속적으로 학교 운영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청에 기반시설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고, 이에 주 교육청장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행사장엔 학교 건립 소식에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가득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는 지구촌공생회가 캄보디아에 건립하는 17번째 교육시설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며 “많은 이들의 자비와 사랑을 담아 세워지는 이곳 학생들이 캄보디아의 동량지재가 되길 바란다”고 이들에게 격려를 건넸다. 

또한 월주스님은 “사마키 마을이 환경적 요인으로 인구와 학생 수가 적은 편”이라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학교 운영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청에 기반시설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뺏 라뜨나 웃더민쩨이주 교육청장은 “사마키 초등학교 건립과 운영에 대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마을 주민들은 주변부지 정리를 위해 2000달러 상당의 모래를 지원하는 등 학교 건립에 기여할 뜻을 내비쳤다.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19일 웃더민쩨이주 뜨라빼양쁘라이면에서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을 열었다. 단체 기념사진 촬영 모습.
지구촌공생회가 지난 19일 개최한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 기공식' 현장에서 설레는 표정으로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

이날 희망의 첫 삽을 뜨게 된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는 교실 6칸, 교무실, 도서관 등 건물 2동과 화장실 1동으로 구성된다. 기존 초등학교 부지에 건립되며 8개월간 공사를 마치고 오는 9월에 준공될 전망이다. 마을 내 유일한 교육시설로 약 200여 학생들이 튼튼한 교실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영주 씨 이외에도 2명의 후원자들이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를 든든하게 뒷받침할 예정이다. 바로 철저히 익명을 요구하며 무주상보시로 5000만원을 쾌척한 한 후원자와 지난해 4월부터 원력을 모아 도서관 건립 비용 2500만원을 희사한 대법성 보살이다. 이들의 따뜻한 자비행으로 이곳 학생들의 교육 수준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사마키 마을 내 유일한 교육시설 모습. 나무로 허름하게 만든 작은 교실 3칸이 유일한 이곳 아이들의 배움터이다. 오는 9월 사마키 영주 초등학교가 준공된다면, 많은 아이들이 튼튼한 교실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지구촌공생회 사무국장 탄하스님은 “기공식장에 참석한 도영주 후원자가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봤다”며 “캄보디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사마키 지역에 학교 건립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만큼 후원자의 마음과 같이 학교가 잘 건립될 수 있도록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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