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불가집 ‘홀로 우는 풍경소리’ 발간한 최동호 시인

30여 곡의 찬불가 담고 있는 찬불가집 '홀로 우는 풍경소리'를 세상에 내 놓은 고산 최동호 시인.

유년시절 사찰 소풍 다니며
불교정서 마음 속에 오롯이
찬불가 공모전에 다수 ‘당선’
2월 부산 천진불음악회 참여

“고향이 경북 상주인데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문경 봉암사, 경주 불국사, 김천 직지사, 선산 수다사로 소풍과 수학여행을 다니며 사찰을 접하면서 불교와 가까워졌어요. 그 정서가 성인이 되어서 찬불가사를 쓰는데 밑거름이 됐어요. 특히 부친께서 교직으로 재직하고 계셔서 시와 소설, 콩트 등 문학을 가까이 접했는데 시가 제일 재미가 있어서 시를 쓰는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지요.”

최근 찬불가집 ‘홀로 우는 풍경소리’를 발간한 고산 최동호 시인을 서울 강동구 둔촌동 보훈병원 인근 식당에서 만났다. 1996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뒤 시집 ‘달빛은 푸르다’(2002년), ‘연꽃 향기’(2018년) 등 2권의 시집을 내기도 한 최 시인은 의료관련 업계에 종사하다 정년퇴직을 한 이후부터 찬불가 작사 관련 시를 짓는데 심혈을 기울여 이번에 자신의 찬불가 가사에 멜로디를 입힌 30여곡을 수록한 찬불가집을 발간했다.

그는 “시를 쓰다가 어느 날 ‘성불사의 밤’이라는 가곡을 들으며 이 노래가사도 시조인데 나도 이런 시를 지어 멜로디로 만들어 세상에 내 보이는 것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좋은 포교의 방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찬불가사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재적사찰을 두고 신행활동을 한 건 아니지만 집 주변의 남양주 수종사와 묘적사, 양평의 사나사 등의 사찰을 산행과 병행해 다니며 좋은 가사도 많이 구상해 쓰기도 했어요. 어느 정도 시가 쌓여갈 때인 2007년 원불교방송에서 노래가사를 모집하는 공모전을 하길래 응모했더니 당선 됐더라구요.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어 유명한 작곡가를 찾아가 제 시에 멜로디를 넣어달라고 부탁도 해서 대중가요에서부터 동요, 찬불가 등 영역을 넓혔어요.”

자신이 지은 200여 편의 시를 모아 시집도 냈지만 유독 찬불가에 애착을 가졌던 최 시인은 ‘고산’이라는 필명으로 찬불가 가사를 만드는 일에 더 집중했다. 특별히 필명을 사용하기도 한 것은 자신과 같은 동명이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국불교청소년문화진흥원과 인연을 맺고 대한불교찬불가제정위원회에 소속돼 활동했어요. 그곳에서 찬불가사를 만드는 분들과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작곡가들과도 연결돼 더 많은 찬불가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물이 이번에 낸 찬불가집이기도 합니다.”

최 시인은 몇 년 전부터 수덕사를 자주 찾는다. 그곳 동선당에는 자신이 존경하는 선지식 옹산스님이 주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고한 부친의 제자였고 자신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선배이기도 한 옹산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하며 찬불가 작사에 자양분을 공급받기도 한다.

이번 찬불가집 발간에 부쳐 수덕사 옹산스님은 “고산 최동호님의 맑은 영혼에서 건져 올리 풀잎에 구르는 이슬같은 시들은 신사의 노송(老松) 위헤 뜨는 달처럼 새벽녘 절집 마당에 울펴 퍼지는 풍경소리 같은 맑고 그윽한 법음(法音)”이라고 찬했다.

그가 지은 주옥같은 시에 멜로디를 입힌 찬불가 ‘연꽃 향기’는 2012년 조계종 문화부가 공모한 찬불가 당선작이다. “새벽달 기울면은 승천하는 아침이슬 / 얼어붙은 내 심장을 다 녹이는 연꽃향기 / 눈물 나는 서러움도 잊어버리고 / 내 마음의 빈자리에 너를 채우리 / 영원히 영원히...”

2017년에는 연등회 찬불가 공모전에서 ‘연등 다는 날’이 당선됐다. 또 지난해에는 총무원 문화부가 주관한 ‘2018 제5회 신작찬불가 공모전’에서 ‘반야의 등불’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오는 2월 23일 부산 영도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천진불음악회에서도 ‘연꽃향기’와 ‘반야의 등불’이 불릴 예정이다.

최 시인은 “아무리 좋은 노래와 멜로디도 주머니 속에만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기 위해 만든 찬불가집에 실린 작품들을 누구나 어디서나 불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찬불가집 ‘홀로 우는 풍경소리’에 수록된 ‘연꽃 향기’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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