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정사처럼 성역화불사 캠페인 5 <끝> 결산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는 총무원과 조계사를 중심으로 인근 광화문·인사동 등을 연계해 역사문화관광 벨트를 구축하는 대작불사이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기원정사처럼’ 모연 캠페인에 불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며 현재 원만히 불사는 진행 중이다. 사진은 총본산 성역화 불사 조감도.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불사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새로운 모연캠페인 ‘기원정사처럼 성역화불사’ 운동을 시작했다. 총무원과 서울 조계사를 중심으로 인근 광화문·인사동 등을 연계해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구축하는 총본산 성역화 불사의 원만회향을 위해서다.

물론 이전에도 스님부터 신도까지 이어지며 성역화 불사를 알리는 ‘릴레이 모연 캠페인’이나 일주일에 하루 채식에 동참하며 성역화 불사에 모연하는 ‘채식 day 기부 day' 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캠페인에 쏠리는 관심은 특별하다.

지난해 5월부터 선보인
‘기원정사처럼’ 캠페인
많은 불자들 공감 이끌며
7개월간 1억 약정 ‘성과’

넉넉지 않아도 정성 보탠
다양한 후원자 사연 ‘눈길’
현재 원만히 불사 진행중
올해 새 모연캠페인 준비

성역화 불사의 부지매입 기금 마련을 위해 신심 있는 스님 및 불자들에게서 땅 한 평을 100원짜리 동전으로 덮을 수 있는 금액인 60만원을 약정 받는 것이 골자인 ‘기원정사처럼 성역화 불사’ 캠페인은 사찰을 짓기 위한 땅을 사기 위해 제타 태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금화로 땅을 덮었다는 수닷타 장자의 설화에서 착안했다. 그리고 수닷타 장자처럼 조계종 총본산을 기원정사로 만들겠다는 불자들의 공감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한국불교 1700년 역사상 최대 불사로 꼽히는 성역화불사의 원만회향을 바라는 스님과 불자들의 마음이 모아져 ‘기원정사처럼’ 캠페인은 시작한지 7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약정액을 모으는 성과를 냈다.

이와 같은 성과에 힘입어 현재 성역화불사의 총 약정금은 100억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무엇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캠페인에 동참한 후원자부터 열아홉 살 손자의 장학금으로 불사에 동참한 재가불자의 사연 등 후원자 한 명 한 명의 보시행엔 의미가 가득했다.

‘기원정사처럼’ 캠페인 1호 후원 약정자는 서울에 사는 신 모씨이다. 하지만 신 모씨는 정식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크게 잘한 일이 아닐뿐더러 불자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굳이 언론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면서 신 씨는 “현재 사정이 넉넉했다면 더 많은 돈을 약정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쉽다”며 “많은 불자들의 후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자신의 딸이 ‘수닷타 장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딸의 이름으로 후원에 동참한 전은애 씨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당신도 수닷타 장자가 될 수 있다’라는 캠페인 홍보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는 전 씨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찬란한 불교문화 유산을 남겨주는 뜻 깊은 일에 함께해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열아홉 살 동민규 군과 할머니의 이야기도 관심을 끌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를 향한 학업에 매진하던 민규 군은 어렸을 적부터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에게 장학금으로 받은 60만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어린 손자의 마음에 감동한 민규 군의 할머니는 마침 본지를 비롯한 언론보도를 통해 ‘기원정사처럼’ 캠페인에 대해 알게 됐고, 장학금을 민규 군의 이름으로 기부해 훈훈함을 더했다.

이밖에도 지난 2013년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이 개최한 ‘조계사 창건 역사’ 전시회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아 불사에 힘을 보탠 한 재가불자, 고령의 나이에도 약사재일이면 강원도 춘천에서 조계사까지 와 기도하는 등 신심 깊은 노보살의 후원 등 지난해 총본산에 답지한 정성은 따뜻했다.

지난 2016년 3월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 첫 걸음, 조계사 신도회관 철거식 모습.

-2019년에도 성역화 불사는 순항 중

조계종 총본산을 장엄하는 성역화불사 추진경과에 종도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관심이 큰 만큼 ‘축소 또는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무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불사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지현스님은 “종도들이 정성스러운 모연금으로 불사를 위한 주변 부지를 계속해서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힘줘 말했다. 물론 총본산 지역 부지 매입 과정이 쉽지 않은 게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지금도 꾸준하게 불사는 원만히 순항 중이다.

성역화 불사의 첫 닻을 올린 건 지난 2016년 3월 열린 조계사 신도회관 철거식이다. 총본산성역화불사추진위원회는 조계사 경내 일주문 앞마당에서 성역화 불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포하며 현재 일주문 옆 신도회관 건물을 철거했다. 당시 참석자 200여 명은 발원문을 통해 “대한불교 조계종 역사와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 도량으로 자리매김하는 불사가 되도록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끌어 달라”고 기원했었다.

이후에도 총본산 성역화 불사의 중심인 조계사는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성역화 불사의 일환으로 조계사 종무소와 유치원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불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정적인 재정확충이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기원정사처럼’ 캠페인이 종도들의 관심을 일으켰지만, 안주하지 않고 다채로운 모연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박성주 총본산 성역화불사 추진위원회 모연사업팀장은 “기원정사처럼 모연 캠페인에 불자들의 정성이 몰리며 현재도 동참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60만원 약정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스님과 불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성역화 불사에 정성을 보탤 수 있는 소액 모연 캠페인을 준비 중이며 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 3455호/2019년 1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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