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사진으로 읽다

박명순 지음·박근재 사진/ 한생각

지난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남산은 전체가 불국토라 할 만큼 많은 절터로 이어져 있다. 100여 곳의 절터, 80여 구의 석불, 60여 기의 석탑이 산재해 있는 노천박물관으로, 남산은 크게 신라 태동의 성지 서남산, 미륵골·탑골·부처골 등 수많은 돌 속에 묻힌 부처가 있는 동남산으로 구분된다. 산 전체가 문화유적의 보고라 할 만하다.

박명순 작가와 박근재 사진작가가 경주 남산 전체에 산재한 문화재들을 사진으로 읽어낸 <경주 남산 사진으로 읽다>를 최근 내놨다.

“불상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다 온화해지고 편안해진다. 자연 속에 기대어 있는 나는 그 어떤 욕망도, 걱정도, 의미도 없는, 그냥 저 바위와 다를 바 없는 내가 된다. 아니, 나라는 것도 없다.” 이 책은 경주 남산 일원, 불곡 마애여래좌상, 탑곡 2사지 마애불상군, 헌강왕릉, 서출지, 오산곡 마애불, 나정, 일성왕릉, 남간사지 당간지주, 포석정,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등 34점의 문화재를 세밀하고 섬세한 사진과 미려한 문장으로 우리 눈앞에 보여주듯 풀어놨다. 두 작가는 “사물과 자연이 있고, 시간 속에 끊임없이 변화를 반복하여 색이 바래고 모양이 변형된, 일체가 당연하게 흐르고 이어지는 그 속에서 작가는 미세함 혹은 미세함의 차이를 이미지에 담고, 독자인 우리는 그것을 보고 읽는다”고 의미를 전했다.

특히 경주에 오랫동안 살면서 사진을 찍어온 박근재 작가는 찰나의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을 기다렸다가 흰 눈에 장엄된 문화재를 찾아 나서고, 화강석의 선각불상 위로 아침 태양빛이 비칠 때를 기다렸다 황금빛으로 장엄된 마애불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절기와 때와 자연조명을 맞추어 동남산, 서남산에 산재한 소중한 문화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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