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신흥사, 성도절 맞아 봉축 예술제 개최

1월6일 화성 신흥사가 성도절을 일주일 앞두고 '부처님 성도 봉축 법회 및 예술제'를 열었다. 선재어린이 공연 후 회주 성일스님과 주지 선관스님이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

'부처님~ 부처님~.’ 색색 옷을 입은 아이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처님’을 노래하자 곳곳에서 ‘아이고~ 잘하네!’ 칭찬이 쏟아져 나왔다. 기특함과 흐뭇함을 자아내던 선재어린이 중창단 청아한 소리를 이어받은 다음 주자는 박영군(7) 군. ‘밤하늘 수많은 별들 사이로~ 떨어지는 별똥별 따라~ 나도 모르게 그리는 인자한 부처님~.’ 법당이 떠나가라 우렁차게 독창하는 박 군 노랫소리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빵빵, 곳곳에서 박수 갈채가 터졌다.

이를 뿌듯하게 지켜보던 신흥사 회주 성일스님도 무대에 올라 격려차 한소절. 신도들 격려한다며 ‘부처님이 그리워~’ 씩씩하게 노래하던 스님 목소리가 어느새 잦아들며 울음이 묻어났다. “6년 동안 고행하신 부처님 모습이 떠올라 그만 울컥했다”며 말을 잇지 못하는 스님의 갑작스런 고백에 웃음 가득하던 장내도 금세 눈물 콧물 가득한 울음바다. 웃다가 울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격의 순간들이 반복됐다.

불교 4대 명절로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성도절(음력 12월8일)을 1주일 앞두고 화성 신흥사가 ‘불기 2563년 부처님 성도 봉축 법회’를 열었다. 오늘(1월6일) 신흥사 경내는 주말 이른 아침부터 들썩였다. 선재어린이, 환희풍물단, 가릉빈가 합창단, 마야연희단, 승만회를 비롯해 신도회, 신행단체, 불교대학 학생들까지 총출동해 성도절을 축하하는 축제 한마당을 펼쳤다. 전법도량으로 이름난 신흥사인 만큼 봉축예술제 무대를 준비한 공연 팀만 10여 개가 넘었다.

부처님 고행을 생각하며 울먹이는 스님들 모습에 이를 지켜보던 신도들도 어느새 눈물바다가 됐다.
풍물패 공연.
불자 가족 공연.
불교대 학생들 촌극 공연.

정기적으로 찬불가를 부르고 율동을 준비하며 사찰 행사마다 꾸준히 활동해 온 단체들 공연도 빛났지만 무엇보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불자 가족 댄스와 불교대 졸업생들 촌극 공연이었다. 불심 깊은 부모님 덕에 신흥사와 깊은 인연을 맺은 김선도 형제와 그 부인들은 청바지와 빨간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라 아이돌 가수 ‘모모랜드’ 노래에 맞춰 신나는 댄스를 선보였다. 

“형수한테 맞아가며 춤을 배웠다” “어머니가 절에 가 조용히 기도나 잘하고 오라 했는데 밤새 춤 연습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말에 지켜보는 이들은 박장대소. 성일스님이 주섬주섬 쌈짓돈까지 꺼내며 “고생 많았다”고 격려금을 건네는 모습에 또 한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신흥사 전통, 성도절 봉축 예술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불교대 졸업생들 촌극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신흥사 불교대를 졸업한 이들이라면 해마다 졸업 무대로 성도절 봉축 행사에서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연극으로 꾸며 선보이는데, 올해는 '23기 불광회'가 무대를 꾸몄다.

전신 호랑이 탈을 쓰고 무대를 뛰어다니는 보살님, 노란색 가발에 파란색 드레스까지 갖춰 입고 새침한 모습까지 완벽히 소화해내는 여장 거사님, 아들 군복에 손주 물총까지 뺏어 무서운 군인 모습을 능청스럽게 연기해내는 보살님 등 그간의 노력이 돋보이는 불광회 연극 무대에 관객은 환호로 답했다. 

20분 연극을 위해 지난 6주 동안 주말 내내 절에 살다시피 했다던 김동성(가명) 씨는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것을 직접 각색해 몸으로 마음으로 표현하며 보다 그 의미를 깊이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무엇보다 도반들과 졸업 후 소원해지는 경우도 많은데 연습을 하며 더 끈끈해진 것 같다”고 했다. 합창 무대를 선보인 양승희(59) 씨 또한 “평소엔 기도도 참선도 하지만 직접 음성공양을 올리다보면 가사에 있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적인 일이 있어도 사찰 행사에 아득바득 참석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처님께서 오랜 고행 끝 깨달으신 것은 단 하나, 인연법이다", "복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그러니 남을 즐겁게 하고 스스로도 행복해지자"는 성일스님 말처럼 성도절을 위해 오랜 기간 공연을 준비해 선보인 사람이나, 잠시 사찰에 들러 순간을 만끽하고 돌아간 사람이나 신흥사로서는 하나하나 소중하고 귀한 인연. 성일스님은 “성도절은 부처님께서 진리를 깨달아 성취하신 날이니 이날 만큼은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벗어던지고 스스로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을 위해 마음껏 노래하고 분별없이 즐기자”고 했다.

신흥사는 앞서 봉축 법회에 이어 성도절 기념 봉축 시상식을 개최했다. 일요법회와 관음재일법회 개근상, 정근상을 비롯해 울력봉사상이 수여됐다. 신도회와 지역법회, 불교대 신행단체 등에 격려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회주 성일스님 성도절 법문.
일요법회, 관음법회 개근상과 정근상, 울력 봉사상 등 성도재일을 맞아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인사하고 있다.
예술제를 즐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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