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석 교수, 동국대 문화학술원 해외세미나서 강조

동국대 문화학술원은 지난 12월19일부터 1월3일까지 중국 서간도에서 ‘만해의 독립의지와 만주 체험 답사 및 해외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국내지식인 한정 안돼
끊임없이 해외로 도전
굴복하거나 좌절 않아
만해로드 대장정 성과

“만해스님은 산과 대륙을 넘나든 국제인이자 세계인이었고, 누구보다 세계적 동시성을 추구했던 근대인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만해스님의 발자취를 답사 중인 고재석 동국대 교수(동국대 문화학술원장)가 지난 2일 중국 ‘한중우의공원’에서 열린 해외학술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고재석 교수는 ‘만해의 독립의지와 만주체험’이란 주제로 열린 중국 서간도 답사 및 세미나의 기조강연에서 “만해스님은 끊임없이 해외로 도전했지만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았고 계속 도전하며 자신을 실현했다”면서 “불굴의 의지를 태운 그분의 전모를 찾기 위해 국내외의 길을 걸으며 교감했다”고 밝혔다. 즉 스님의 국내외 발자취는 심리적 학습공간이며 세계적 안목을 제공한 둘레길이었다는 것이다.

동국대 문화학술원 만해연구소 주최로 지난 12월29일부터 1월3일까지 중국 서간도 일대에서 답사를 진행한 까닭에 대해 고재석 교수는 “그를 국내 지식인으로 한정하고 국내에서만 자취를 찾는 것은 어리석다”면서 “지도에 없는 정신사적 길을 찾기 4년간 ‘만해로드 대장정’을 개척했다”고 설명했다.

백담사로 출가한 후 만해스님은 1905년 서울로 올라가 신의주를 거쳐 블라디보스톡으로 건너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을 지나 미국을 다녀오려고 했다는 것이 그동안의 정설이다. 하지만 고재석 교수는 “사실은 노령지역의 독립운동가인 최재형, 엄인섭 등과 조우를 기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을사늑약이후의 국권회복운동에 투신하려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재형은 안중근 의사를 도와준 노령지역의 대표적인 인물이었고, 엄인섭은 안중근 의사의 의형제였다. 만해스님은 그들을 만나지 못하고 친일단체 첩자로 오해받아 수장(水葬)당할 고비를 넘기고 조선으로 돌아왔다.

일제의 손아귀에 들어간 조선불교의 현실에 봉착한 만해스님은 1912년 겨울 만주의 신흥무관학교(길림성 류하현)를 찾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고재석 교수는 “아무래도 사회관계자본이 부족하고 ‘무모한 열정’과 불교계 처지를 이해하고 동정할만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던 만해스님을 의심의 눈길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결국 저격을 당하고 구사일생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번 세미나에서는 △만해로드 대장정 국내외 현황과 발전 방안(김종일 발표, 이우승 토론) △만해 한용운과 이회영(서민교 발표, 허관무 토론) 등의 주제발표와 논평이 이어졌다.

고재석 교수는 “만해 스님과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독립정신과 문화정신을 배웠다”라면서 “세계인으로서의 만해 스님을 재조명하는 기회”라고 이번답사와 세미나의 의미를 강조했다.

동국대 문화학술원 만해연구소는 앞서 제1로드(국내 만해스님 유적지 탐방), 제2로드(러시아 극동지역 독립유적지 탐방), 제3로드(일본 개항지, 고마자와 대학 탐방)를 개척했다.

이번 중국 서간도 답사는 대련, 단동, 집안, 통화, 백두산, 와룡, 연길, 동경성, 해림, 하얼빈으로 이어지는 제4로드에 해당한다. 제4로드 답사에는 고재석 교수를 비롯해 서민교 대외교류연구원 교수, 허관무 안성고 교사, 전한성 인천대 교수, 김종일 만해연구소 연구원, 김성규 문화학술원 교수, 이우승 동국대 강사, 최청아 만해연구소 조교, 김해준 숙명여대 대학원 학생, 이원기 동국대 대학원 학생, 강지훈 동국대 학생, 김명오 고미술전문가 등 12명이 참가했다.

이번 중국 답사를 계기로 동국대 문화학술원 만해연구소가 추진 중인 만해스님 관련 근현대 문화유적 벨트 구축사업과 만해문화콘텐츠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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