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머무름

직메 푼촉 린포체 지음·켄포 소달지 편역·원정, 이산 옮김/ 담앤북스

티베트 불교 닝마파의 저명한 고승으로 꼽히는 직메 푼촉 린포체(1933~2004)는 13대 달라이 라마의 스승인 소걀 레랍 링빠의 화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불법을 전하는 능력과 인간적이고 자비로운 정신적 가르침으로 명망이 높았다. 특히 그는 1980년 린포체는 중국 쓰촨성 써다현 라룽갈 지역에 오명불학원을 설립하며 후학양성과 전법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명불학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불학원으로 발전했으며 티베트 불교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1990년대 들어 세계를 돌며 불법을 전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 발자취가 아시아, 유럽, 북미대륙으로 널리 퍼졌고 인연 있는 수많은 대중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오명불학원의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켄포 소달지가 최근 스승인 푼촉 린포체가 생전 법문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온전한 머무름>가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살아 있는 매 순간마다 어떻게 하면 중생을 이롭게 할지를 생각했다는 푼촉 린포체는 오명불학원에서 32명의 제자를 가르치면서 인재불사를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제자의 수가 1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후 전 세계에서 3만 명 이상의 수행자가 몰려들어 세계 최대의 티베트 수행 공동체로 도약했다. 그는 “자신의 길을 잃지 마세요. 다른 이의 마음을 흐리지 마세요”라는 유언을 남기고 2004년 입적했는데, 린포체의 법문은 구술로만 전할 뿐 생전에 남겨진 기록은 없었다. 이에 2014년, 그의 입적 10주년을 추념하며 제자인 켄포 소달지가 스승의 구술을 편역한 결과물이 바로 이 법문집이다.

이 책의 중국어판 원제는 ‘不离’로 “떠나지 않다”라는 뜻이다. 숨은 뜻을 풀자면 ‘자비와 지혜, 해탈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라’이다. 이와 유사한 의미에서 영미판 원제도‘Always Present’, “언제나 함께하다”이다. 이처럼 우리말 제목인 ‘온전한 머무름’에서도 시련과 유혹, 진리로 위장한 가짜들을 넘어 참진리의 길에 온전히 머무르려는 티베트인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더불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고통과 불만의 원인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선하고 명료한 부처의 삶을 살 수 있는가’ 등 불교도의 길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질문과 핵심적인 안내를 담고 있다. 불법에 관한 귀중한 통찰을 통해 수행자들에게 영감과 격려,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타라보살 진언, 문수보살 진언, 아미타불 진언 등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없는 티베트 진언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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