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율사 경산 스님의 삶과 가르침

박완자 지음/ 동국대출판부

일생을 묵묵히 청정승단
헌신한 정화불사의 주역

입적 40주기 앞둔 가운데
스님의 ‘일대기’ 책 출간

“어른 가르침 현재 후학들
가슴 깊이 새기길” 기대

한평생 묵묵히 한국불교의 중흥과 종단 화합을 위해 헌신했던 전 조계종 총무원장 경산스님의 삶을 재조명한 <청정 율사 경산 스님의 삶과 가르침>이 최근 출간됐다.

한국불교 중흥과 청정승단 구현을 위해 진력한 학월 경산(鶴月 京山, 1917~1979) 스님. 금강산 유점사에서 교학을 마치고, 참선 수행하며 불법의 전등에 최선을 다한 스님은 불교정화와 통합종단 출범을 위해 헌신하며 근현대 한국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과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재임 당시 부처님오신날 공휴일 제정과 종비생 제도 설립, 군승제도 시행 등을 이끌었다.

이처럼 평생 불교 중흥의 원력을 실천하고 정화불사의 완성과 종단 화합을 위해 앞장서며 수행자의 길을 묵묵히 걸었던 경산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 <청정 율사 경산 스님의 삶과 가르침>이 최근 선보여 주목된다.

이번 출간은 경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을 중심으로 문도 스님들의 원력으로 이뤄졌다. 자광스님은 지난 10일 동국대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스승인 경산스님은 종단 혼란기에 총무원장을 맡아서 각종 비난을 묵묵히 참으며 이를 이겨낸 청정비구이자 자비보살, 인욕보살“이라며 “그럼에도 그 동안 스님 입적 후 그 숭고한 삶을 조명한 책이 없어 제자로서 항상 죄스럽게 생각했는데, 내년 열반 40주기를 앞두고 뒤늦게나마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저자인 불교전문작가 박원자 씨가 경산스님이 생전에 일생을 회고한 이야기를 담은 테이프를 토대로 자광스님 등 문도 스님들의 인터뷰와 불교신문 기사 등을 참고하며 자료조사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자광스님은 “경산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하는 등 종단 핵심에 있었지만, 제자들의 건의를 나무라며 끝내 교구본사를 자신의 문중 사찰로 만들지 않았다”면서 “이후 스님의 제자들은 거점 사찰이 없어 전국으로 흩어졌지만 공사를 구분하는 스승의 본심을 아는 만큼 서운해 하지 않고 오히려 존경스러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른의 가르침을 현재의 후학들은 가슴에 새겨야 하며, 이 책을 출간한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출가를 결심한 순간부터 종단의 화합과 포교불사를 위한 헌신이 담겨져 있다. 먼저 1장 ‘출가와 수행’에서는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빼앗긴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불교에서 그 출구를 발견하고 출가한 후 정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참선 못지않게 포교도 중요하다. 군에 가서 열심히 포교하도록 해라. 포교 역시 승려로서 해야 할 본분이다. 승려가 할 일은 도제 양성과 포교, 수행으로 어느 것 하나 빠져서는 안 되나, 한 사람이 세 가지 역할을 다 할 수는 없다. 자기가 알았던 지식을 중생에게 널리 알려 주면서 포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교학을 가르치는 강사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군법사는 군인들에게 포교하는 것이 수행이다.” 2장 ‘한국불교의 정화불사 현장에서’는 ‘정화불사’라는 시대적 과제를 접하자, 그 험난한 파도에 온몸을 던져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장, 종회의장 등의 행정 수반으로서 종단의 발전을 위해 매진했던 시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일찍이 군포교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던 스님의 남다른 포교관은 현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광스님은 은사스님의 뜻에 따라 종비생을 거쳐 군승으로 다시 한 번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나는 정화한다고 종단에 오래 있었지만, 계율 지키는 것을 가장 염두에 두었지. 또 계율을 지키는 것이 곧 성불이고 중생을 구제함이고 종단을 발전시키는 것임을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어. 총무원장이기 이전에 난 수행자이고, 수행자의 목적은 오로지 선과 교와 율을 익혀 성불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지.” 3장 ‘무문관 수행’은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나 천축사 무문관에서 4년간 정진한 후 회향하기까지 내용을 전한다. 마지막 4장 ‘종단의 화합과 포교불사’에서는 무문관 회향 후 다시 총무원장으로 복귀해 정화의 완성과 종단의 안정을 발원하던 현장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입적하기까지를 담았다.

한편 동국대는 지난 11일 서울캠퍼스 정각원에서 <청정 율사 경산 스님의 삶과 가르침> 출판기념회 및 봉정식을 개최했다. 이날 총무원장 원행스님,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산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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