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종합사회복지관 경력단절 여성 위한 토크콘서트
“자, 아이와 엄마가 비행기 안에서 위급상황에 처했는데 산소호흡기가 하나밖에 없어요. 이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 먼저 씌울까요? 아이가 약하니 아이한테 줄까요? 그럼 둘 다 살 수 있을까요? 그럴 리 없죠? 기억하세요.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삽니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고 나부터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한 겁니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이 오늘(12월13일)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엄마의 행복한 꿈 찾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위탁·운영하는 서울 옥수종합사회복지관 문화복지사업 일환으로 열린 이번 토크콘서트는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직장을 퇴사한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자리로 각자 경험을 나누고 어려움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자신도 한 때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고 소개한 이수연 소장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7~8년 세월은 눈 깜짝할 새 흘러가 버린다”며 “그런 여성을 받아줄 회사는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그러나 재취업이 어렵다고 해서 사회생활을 완전히 접게 됐다고 해고 스스로 절망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며 “꼭 어딘가 취업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이 좋아하고 성취감을 찾을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간다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일하던 회사에 다시 들어가는 것보다 여성을 위해 강의하는 일을 택한 이 소장이 재차 강조한 것은 경력 단절 여성 스스로 자기 자신이 언제 무슨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 지 아는 것.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언제 가장 행복하냐”고 질문할 때마다 “남편이 승진 했을 때”, “자식이 잘 됐을 때”라는 답변을 받는다는 이 소장은 “남편이나 자식이 아닌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평소 언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 지 자꾸 떠올려 봐야 한다”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아야만 진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스스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남편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법. 이 소장은 “아내한테 인정받지 못하는 남편은 직장에 가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성과도 내지 못한다”며 “100세 인생을 사는 우리네 인생에 앞으로도 수십년 이상을 함께 살아야 하는 남편이 내 편이 아니라면 그보다 괴로운 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소장이 ‘남 편 내 편 만들기’ 실생활 실천법으로 꼽은 것은 남성과 여성이 뇌구조가 다른 점을 우선 인지할 것, 눈치껏 알아차리길 기다리지 않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지시할 것,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자꾸 ‘고생했다’ ‘수고했다’ 칭찬해 줄 것 등이다.
이 소장은 “스스로 성취감을 찾지 못하면 그 화와 불안이 자꾸 아이와 남편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언제 가장 행복한 지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남편을 완전한 내 편으로 만들어 행복한 가정, 행복한 내 인생을 만들어가자”고 권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권기현 옥수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임신, 육아, 자녀교육 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이 18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민을 나누고 어려움을 이야기함으로써 이를 극복해나가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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