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悔一切過     나는 일체 허물 뉘우치고 

勸助衆道德     모든 도덕 권하여 돕고 

歸命禮諸佛     여러 부처님께 귀의 예배하노니 

令得無上慧     위없는 지혜 얻게 하옵소서. 

- <미륵보살소설본연경> 중에서

전남 장성에 호암사라는 자그마한 시골 암자가 있다. 그곳 대웅전에 미륵불이 모셔져 있는데 특이한 것은 여성 미륵불이라는 것이다. 그곳에서 한 10㎞ 쯤 떨어진 사찰에서는 갓을 쓴 남성 미륵불을 모시고 있었다.

사연인즉 마을에 총각이 멀리 떨어진 마을의 처녀를 사모하다 사랑이 이뤄지지 못하자 바위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고, 마을 사람들이 총각의 원혼을 달래려 미륵불을 조성했다고 하였다. 그런데 여성 미륵불의 전설은 전해지지 않아 자못 궁금증을 자아낸다. 어차피 두 처녀 총각을 위한 미륵불이라면 죽어서나마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조성하지 왜 남녀를 이토록 멀리 떨어뜨려 조성한 것일까. 살아서 못 이룬 사랑 불심으로나마 이루게 마을행사로 1년에 한 번 정도 남녀 미륵불이 만나는 행사를 열면 어떻겠느냐고 주지 스님에게 말했더니 웃으신다. 사랑도 불심으로 승화되는 세상이 나는 그리웠던 모양이다.

[불교신문3448호/2018년12월12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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