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설사법(正人說邪法) 
사법실귀정(邪法悉歸正)
사인설정법(邪人說正法) 
정법실귀사(正法悉歸邪)

바른 인간이 되는 것 
그것이 가장 먼저다…

암도스님의 법문은 걸림이 없다. 간간히 폭소를 터지게 하는 법문이지만, 듣는 불자들의 귀속에 우렁우렁 공명하는 범종소리 같다. 스님의 법문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970년대 경찰대에 강의 가서 당신들 밥통이 누군가. 하고 수강생에게 물었다. 모두 대답이 없었다. 당신들 밥통은 도둑놈들이다. 도둑놈이 없으면 당신들은 필요 없는 존재다. 당신들 뿐 만 아니라 검사 판사 변호사 형무소 직원까지 도둑놈이 밥통이다. 도둑놈이 없으면 당신들 밥줄과 끗발이 어디서 나오나. 검, 판사 밥줄과 끗발이 어디서 나오겠나. 당신들은 자기 밥통을 모른다. 죄인들 학대 하지마라. 고맙게 생각해라. 그렇다고 도둑놈 키우고 만들라는 말이 아니다. 도둑놈은 자연 발생한다. 아무리 불법(佛法)을 가르치고, 교육을 시켜도, 도둑놈은 존재한다. 도둑놈 처벌한다는 법조문 봐라. 수십 권으로도 모자란다. 그렇다고 도둑놈이 없어지나. 그러니까 이세상이 고해고 사바세계가 아닌가. 원수를 미워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돌아간다.

흑백 논리로, 내편 아니면 모두 적이고, 원수라고 치부하면, 사회가 경직된다. 돌아가지 않는다. 풍력발전도 경제도 돌아가지 않으면 생산이 없다. 생산이 되어야 나누어 먹고, 배를 두드릴 건데. 너 편 내편 너무 가르지 마라. 그러면 동맥경화로 몸에 이상이 온다. 피가 돌지 않아 중환자가 되거나 죽어 버린다. 내가 1960년대 군대 있을 때, 운전병으로 있었다. 그 때 군대는 전부 도둑놈이었다. 밤이 되어 군용 트럭에 쌀 실고 나가면, 검문소에서 검문을 받는다. 쌀은 사라지고, 새 군용 트럭을 모두 다 바꾼다. 전체를 바꾼다. 돈이 나오면 중대장, 소대장, 인사계장이 계급순위로 분배하고 나머지 3만원 가지고 사병들이 술판으로 먹는다. 비참하였다. 나의 의지와는 꼼짝없이 그렇게 움직였다. 그때는 욕하고 분노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잘했다. 그 없어져 버린 쌀이, 엔진이, 트럭이, 사회를 돌린다. 버스를 돌리고, 공장을 돌리고, 굶주린 배를 돌리고, 사회가 돌아가는 것이다. 비리가 30%는 있어야 한다. 50%는 곤란하다. 그물이 촘촘하면 치어까지 잡혀, 씨가 말라 버린다. 법의 그물이 조밀하면 돈을 쓸 수가 없다. 돈은 돈다고 돈인데 돈이 돌지 않는다. 사회가 경직되고, 순환이 안 된다. 경제가 더 나빠진다.

사람은 마음하나 쓰는데 따라 성인도 되고 악인도 된다. 마음을 잘 쓰기 위해서 적게 먹어야 한다. 단식하면 잠이 안 온다. 물과 밥을 안 먹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다 보인다. 성인은 모두 밥을 적게 먹었다. 석가모니는 49일, 예수는 40일, 단식을 한 적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밥을 못 얻어먹었고, 공자는 굶기를 밥 먹 듯 했다. 2500년, 2000년 전에는 성인이 많이 나왔다. 지금은 성인이 잘 안 나온다. 우리 모두 너무 많이 먹고, 잘 먹는다. 밥도 좀 줄여야 한다.”

여쯤에서 암도스님의 법문을 생략하지만, 그 법문은 우리의 마음에 잠을 깨우는 메아리로 공명할 것이다. 이제 결론을 얻어야 할 때가 됐다. ‘정인설사법(正人說邪法) 사법실귀정(邪法悉歸正).’ 그 뜻은 ‘올바른 사람이 나쁜 법을 말해도, 그 나쁜 법은 모두 다 바르게 돌아간다.’ 그리고 ‘사인설정법(邪人說正法) 정법실귀사(正法悉歸邪).’ 나쁜 사람이 올바른 법을 말해도, 그 올바른 법은 모두 다 나쁘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풀어보면 올바른 사람은 덜 된 짓거리 좀 해도 모두 바르게 돌아가고, 나쁜 사람은 아무리 바른 짓거리 한다고 해도 모두 나쁘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업하는 것, 수도 하는 것, 정치하는 것, 모두 올바른 사람이 해야 사회와 나라가 올바르게 돌아가는 것이다. 바른 인간이 되는 것 그것이 가장 먼저다.

[불교신문3444호/2018년11월28일자]

김찬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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