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교육계 통한 적극적 방안 마련해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서 개최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불교서술 체재와 내용 검토 세미나’ 모습.

불교사회연구소, ‘중·고등 교과서
불교서술 문제점’ 세미나 개최…

조선 초로 밝혀진 파주 용미리 불상
제작 시기… 여전히 고려시대로 교육

고려 대각국사 의천스님의 ‘교장(敎藏)’은 
대장경의 속편 ‘속장경(續藏經)’으로 둔갑 

'교관겸수' ‘정혜쌍수' 등 중요 불교 개념
단순 설명만…암기대상으로 전락

꾸준히 지적된 ‘불교 서술 오류’ 및
‘단편적인 서술’ 문제 거론돼…

현직 국회의원 “세미나에서만
머무르지 말고 문제인식 확장해야”

역사 교과서 속 불교 서술 오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 문제를 정치권과 교육계까지 확장해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스님)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불교서술 체재와 내용 검토 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선 그간 꾸준하게 거론된 ‘역사 교과서 속 잘못된 불교관련 내용’과 ‘단편적인 불교 서술’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황인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역사교과서 불교관련 서술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보물 제93호인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고려시대 초에 제작된 것으로 교과서에 실려 교육되고 있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조선시대 초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즉 비역사적 사실을 교육하고 있는 셈"이라며 “또한 바로잡히긴 했지만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스님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묶어낸 ‘교장(敎藏)’은 대장경의 속편인 ‘속장경(續藏經)’으로 둔갑하고 있는 등 바로 잡아야 할 내용이 많다”고 꼬집었다.

황 교수는 그 이유를 “교과서 집필자들 가운데 불교학자나 불교사학자가 거의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교사와 불교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집필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행 7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해 불교 서술 체제와 내용을 발표한 조왕호 대일고등학교 교사는 “의천의 '교관겸수(敎觀兼修)'나 지눌의 ‘정혜쌍수(定慧雙修)’는 불교의 중요한 개념으로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모든 교과서를 보면 그들의 사상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알려줄지 또는 어떤 의미를 전달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없다”며 “어려운 한자어로 단순 개념 설명에 그치는 서술은 학생들에게 그냥 암기의 대상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이날 참석한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소속 현직 의원들은 문제인식을 더 넓게 확장하고 공유해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정각회 회장)은 “종단 차원에서만 문제를 짚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교육 학자들을 초청해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전 정각회 회장)도 “잘못된 점을 살펴보는 것에만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주 의원은 “이번 세미나에서 나온 불교관련 오류 등을 정리해 교과서 관련 주무부처인 교육부 등에 시정 요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미나에선 고기홍 동대부속 영석고 교사가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불교서술체재와 내용’에 대해 발제했으며, 권나리 동대부고 교사는 ‘국가 수준 대입 평가에서의 불교 문황 분석’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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