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반 기상해 수행정진 이어가

 

여법하게 차려입고 아침예불
부처님부터 이어진 탁발수행
재가자는 ‘보시’ 행하는 기회
9시부터 오전수업 통해 정진

예불 탁발 공양 등 모든 일과는 
어른 스님부터 차례대로 진행

새벽 3시 반, 아직 어둡고 잠이 덜 깬 상태다. 뺨을 살짝 때리며 정신 차리고 좁은 방밖으로 나와 하늘을 바라본다. 상쾌하고 청정한 공기를 크게 숨들이 쉬면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몸의 모든 나쁜 에너지를 방출한다. 

마음의 안정을 찾아 천천히 눈뜨면서 세수하러 선방과 떨어져 있는 화장실로 걸어간다. 혹시나 가는 도중에 벌레 등 작은 생명에 해를 끼칠까 땅에 발걸음을 옮기기 전 땅 바닥을 살핀다. 여법(如法)하게 차리고 법당으로 향한다. 오전 3시50분, 법당에 도착하니 벌써 대중들이 모여 있다. 차가운 법당에 여법하게 앉아서 좌선하고 있다. 수행하고 있는 대중에게 방해될까 맨발로 조용히 자리에 다가간다. 라오스에선 양말을 신고 법당이나 신성한 곳에 들어가는 게 예의를 어긋난 행동이다. 눈 감고 좌선을 시작한다. 4시가 되자 큰스님의 염불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부처님 향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소리에 맞춰 염불한다. 

약 40여 분간 예불이 진행된다. 큰 스님부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서 법당에서 나간다. 선방에 도착해 탁발하러 갈 준비를 시작한다. 발우가 깨끗한지 확인하고 노란 색과 갈색으로 생긴 발우를 어깨 한쪽에 메고 천천히 발걸음 살피며 사원 일주문으로 모여든다. 5시30분이 되자 법랍 순대로 걷기 시작한다. 작은 벌레를 살생하지 않기 위해서 맨 발로 간다. 탁발행렬은 부처님 당시에도 빼놓을 수 없는 수행 중에 하나다. 일반 재가자들이 보시바라밀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수행법이다. 발우가 채워지면 탁발행렬을 따라다니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먼저 나눠준다. 돌아 갈 땐 같은 길이지만 같은 길이긴 하지만 탁발을 기다리는 불자가 많지 않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절에 도착하면 공양간으로 향한다. 

사찰에 직접 와서 올린 공양과 오늘 탁발해서 얻은 공양물을 반찬 별로 길 식탁위에 차린다.이어 제일 어른 스님부터 먼저 자신의 발우를 들고 먹을 만큼 발우에 덜어 놓고 자리로 돌아온다. 스님들이 다 가져간 이후엔 절에 와서 수행하는 불자들이 이어서 반찬을 자기 발우에 적당히 담는다. 자신이 앉은 자리 앞에 발우를 놓는다. 모든 수행자들이 다 담고 자리에 착석할 때까지 기다린다. 모두가 착석하면 공양게송 예불 소리가 시작된다. 소리가 끝난 뒤에 국물, 반찬, 밥, 야채, 과일, 간식 등 모든 공양물을 섞은 다음 소리 나지 않게 입에 넣는다. 천천히 숟가락으로 한 스푼씩 입에 넣고 천천히 씹는다. 그렇게 공양이 끝나고, 어른 스님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면 모든 스님이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새벽예불과 마찬가지로 느린 발걸음으로 자신의 선방으로 향한다. 선방에 도착하면 양치를 하고 아침 교리수업을 듣기 위해 준비한다. 아침 9시 되기 15분 전에 수업이 진행되는 법당에 도착한다. 9시 되자 교수 스님이 법당으로 들어온다. 교리수업이 시작된다. 열정적인 수업이 펼쳐진다. 시간이 흘러 시계는 10시30분을 가리키고, 교수 스님이 수업 종료를 알린다. 12시 정오가 되기 전, 공양을 해야 하기 때문에 11시부터 점심 공양을 한다. 여기선 하루에 2끼만 밥을 먹는 이종 생활을 한다. 아직 30분이 남아있다. 느린 발걸음으로 바닥을 살피면서 걸어간다. 아침 공양과 똑 같은 순서로 한다. 다만 점심 공양은 아침보단 적게 먹는다. 이렇게 아침 수행이 정오 전에 마무리가 된다.

[불교신문3447호/2018년12월8일자]

대오(大悟)스님 동국대 불교학부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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