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 100장면

자현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철학, 미술사학, 역사교육
국내 최다 박사 학위 받은
자연스님이 전하는 불교사

아시아 문화 등 알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장면 엄선
“행복 이르는 나침판 되길”

중앙승가대 불교학부 교수 자현스님이 인도, 중앙아시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100장면에 담긴 불교의 역사를 정리한 <불교사100장면>을 최근 펴냈다. 사진은 신라에 불교공인을 이끈 이차돈의 공덕을 기린 ‘이차돈 순교비’.

동국대 미술사학과 역사교육과를 비롯해 고려대 철학과, 성균관대 동양철학과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취득해 국내 최다 박사 학위자에 이름을 올린 자현스님이 역사와 문화, 사상이 한 권에 어우러진 불교종합 교양서로 사부대중 앞에 나섰다.

현재 중앙승가대 불교학부 교수와 불교신문 논설위원, 조계종 교육아사리, 제4교구본사 월정사 교무국장, 한국불교학회 이사, 강원도 문화재전문위원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님이 최근 펴낸 <불교사 100장면>은 인도에서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100가지 핵심 장면을 통해 불교가 어떻게 발생해 전래되고, 변화됐는지를 전한다.

2600여 년 전,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오늘날 여러 종교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단순한 종교를 넘어 하나의 사상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불교의 전래와 공인은 곧 동아시아의 문화 중심지였던 중국과의 교류를 뜻했다. 그래서 불교를 받아들임으로써 국가의 체제를 정비하고 발전시켰으며, 또한 사찰이나 탑, 불화를 조성하면서 건축양식과 예술을 발전시켰다. 그래서 성리학이 동아시아의 주류 사상이었던 조선시대 이전까지 불교는 ‘지배 이데올로기’로 있을 수 있다. 우리 역사나 문화를 정확히 알기 위해 불교의 전개와 변천과정을 알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나라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기존 불교사 관련 도서와는 달리 이 책은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만을 선별해 쉽게 소개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불교의 발생지 인도, 우리나라에 불교를 전파하고 영향을 주고받은 중국, 한국불교사를 차례로 서술한다. 불교가 인도를 거쳐 중국, 한국으로 전파된 것과 같은 흐름으로 구성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100가지 핵심 장면들은 우선 국가별, 시대별로 배열돼 있지만, 엄밀히 말해 시간 순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사 공부를 할 때 특정한 시기에 일어난 사건을 아는데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 책은 흐름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사건을 나열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이 배경이 돼 인물이나 사상이 대두하게 되는지를 중심으로 서술한다. 그러다 보니 전쟁 등으로 나라가 혼란한 시기에는 정토·미륵사상과 같은 이상세계를 찾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법칙을 발견할 수 있지만, 지역·시대적 상황에 따라 동일한 현상의 배경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스님은 “예를 들어 비슷한 시기에 중국과 한국에서 ‘상호평등과 대화합’을 말하는 화엄종이 지배세력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한 이유를 비교해 보면, 중국의 경우 측천무후라는 여성 황제의 즉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의 경우에는 삼국통일 이후 어지러운 나라를 하나로 엮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면서 “이런 식의 연관성에 주목한 서술을 읽다 보면 낱낱으로 분절되어 있는 장면을 읽으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더불어 자현스님은 그 동안 철학, 미술사학, 역사교육 등 한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폭넓은 시각으로 불교를 다뤄왔던 만큼 이 책 역시 총체적인 불교를 만나볼 수 있다. 불교사를 주제로 그 나라의 문화적 배경과 사상사, 주변국 상황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또한 20여 개의 도표는 물론 우리에게 낯설 수 있는 지역을 친절하게 보여 주는 13개의 지도, ‘베다와 카스트’, ‘자이나교’, ‘팔경계’, ‘불교정화운동’ 등과 같은 본문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 기사, 한국과 인도 사찰의 차이점 등 문화적 측면을 소개하는 ‘더 알아보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자현스님은 “지금까지 불교사상을 다룬 서적들이 단편적이었다면, 이 책은 총체적이다. 지도로 비유하면, 지구본”이라며 “붓다가 전도선언에서 모든 이의 행복을 천명했던 것처럼, 이 책이 많은 분의 행복에 이르는 나침판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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