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희 사진가, 12월5일∼11일 라오스 사진전

황정희 作 ‘귀갓길’.

“2013년부터 5차례에 걸쳐 라오스 오지를 찍었다. 처음에 라오스는 그저 동남아에 있는 미지의 나라일 뿐이었다. 촬영 여행이 더해질수록 순수한 눈빛으로 뿜어 나오는 다정다감함에 반해갔다. 이제는 기억마저 희미한 우리들 어린 시절이 거기에 있었고, 끝이 없는 사랑과 헌신으로 뒷바라지하던 어머니의 힘겨운 삶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몸처럼 뭉쳐 아낌없는 정을 나누는 가족의 정은 언젠가 우리도 가지고 있었던 위대한 가치였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렇게 멀지 않은 과거로 잠시 돌아간 듯 라오스는 지나온 우리들의 발자취였다.”

오는 12월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나우에서 ‘라오스’를 주제로 ‘황정희 개인전’을 여는 황정희 씨의 작가노트 일부다. 황 작가는 우리나라 1970년대에 볼 수 있었던 풍경을 라오스에서 담아 왔다. 한적한 시골풍경, 대가족의 온정이 느껴지는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강대국들의 침략 속에서도 힘겹게 운명을 극복해 온 고난의 역사도 있었다.

힘의 논리에 밀려 굴욕의 삶을 살면서도 질긴 생명력으로 자신을 지켜온 길고 긴 시간들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애잔하면서도 깊은 슬픔을 느끼게 하는 그 눈빛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작가는 강대국의 지배를 벗어난 지금 다시 가난과 싸우고 있지만 그들에게서 새로운 희망과 기적을 보았다.

황 작가는 순수한 눈망울과 긍정적인 미소로 열심히 공부하는 수많은 아이들은 라오스의 미래로 여기며 갈 때마다 올해는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기대와 설렘으로 아이들에게 줄 옷가지와 학용품, 사탕을 샀다. 북부 라오스 오지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들으며 아이들과 함께 말춤을 추었고, 결혼식에 초대되어 이름 모를 축하주를 마시고 낯선 음식들을 함께 나누었다. 남부 라오스 오지에서는 더위에 지친 우리들에게 앞마당의 평상에서 시원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물과 베개를 내주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눈빛과 몸짓으로 충분히 대화하고 공감했다. 이번에 전시하는 24컷의 작품은 수 만장의 사진들에서 골라낸 공감의 결과물들이다.

황 작가는 “작은 소망이 있다면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작은 전시장에서 5년에 걸쳐 찍어온 라오인들의 일상적이고 진실한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도 열고 싶다”고 밝혔다.

포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정희 작가는 전통시장을 지속적으로 촬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순수한 영혼의 땅, 라오스에 매료되어 진솔한 그들의 삶을 담아오고 있다

2015년 POSTECH 갤러리 Monet(포항)에서 Lao, Sabaidi 3인전, 같은 해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영남포토페스티벌에 참여했다. 2018년 8월 1일부터 15일까지는 POSTECH 갤러리 Monet에서 “콥짜이 라오스”라는 이름으로 첫 개인전 을 가졌다. 저서로 포토에세이집 “콥짜이 라오스”가 있다.

황정희 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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