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청량소

청량스님 지음·반산스님 역주/ 담앤북스

중국 청량국사 저술
‘화엄경’ 대표 주석서
한글 번역한 첫 성과

7권 1차 발간 시작
내년까지 34권 발행

“부처님의 지혜광명
밝히는 최고의 경전”

양산 원각사 주지 반산스님은 20여 년에 걸쳐 청량 징광스님의 <화엄경수소연의초>를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불사를 마치고, 최근 그 첫 번째 결과물 <화엄경청량소> 1권부터 7권이 출간됐다.

‘불교경전의 꽃’이라 불리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화엄경>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방대한 분량과 깊이 있는 내용 때문에 불자들은 물론 불교에 해박한 학자들에게도 접근하기 어려운 경전으로 여겨졌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많은 스님과 학자들이 <화엄경>의 대의와 진면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자 노력해 왔다. 특히 중국 화엄종의 제4조인 청량 징관(738~839)스님이 해석하고 주석을 단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가 대표적인 해설서로 꼽힌다. <화엄경>을 가장 심도 있게 해석했다는 이 경전 역시 어려운 한문이 많아 진정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조계종립 은해사승가대학원 1기 졸업생으로 쌍계사, 통도사, 해인사승가대학 강사를 역임한 양산 원각사 주지 반산스님은 20여 년에 걸쳐 청량 징광스님의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를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불사를 마치고, 최근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책으로 나왔다.

반산스님이 이번에 펴낸 <화엄경청량소(華嚴經淸凉疏)>는 제1권 제1 세주묘엄품(1~6), 제2권 제1 세주묘엄품(7~10), 제3권 제2 여래현상품, 제3 보현삼매품 제4 세계성취품, 제4권 제5 화장세계품, 제6 비로자나품, 제5권 제7 여래명호품, 제8 사성제품, 제9 광명각품, 제6권 제10 보살문명품, 제7권 제11 정행품, 제12 현수품 등 전체 34권 가운데 7권이다. 내년 초 제8, 9권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34권 전권을 출간할 계획이다.

“조각배 하나에 의지해 망망대해를 건너는 뱃사공의 마음”으로 1989년부터 <화엄경>을 마음에 품으며 청량징관 스님의 소초(疏)를 번역하는 일에 도전했다. 한 권당 6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대작으로 스님은 한 글자 한 글자 컴퓨터에 입력하기 위해 하루 10시간씩 이상 모니터만 들여다보다 안구질환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스님의 번역불사는 멈추지 않았다. <화엄경>에 대한 스님의 경외와 애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는 책 서문에 실린 ‘역자의 말’에 잘 드러나 있다. “화엄대경을 떠올릴 때마다 필자는 우선 기쁘고 여유로운 마음이 생긴다. 끝없이 펼쳐지는 불찰 미진수 세계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넓고 넓어서 범부와 성인, 부자와 서민, 벼슬 높은 사람과 시골의 촌부들에게까지 그 누구에게도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안 미치는 곳이 없음을 밝히는 최고의 경전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화엄경은 전생부터 인연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반산스님은 봉은사 소장 목판 80권 <화엄경소초회>본을 원본으로 삼아 직접 원문을 입력하고 소(䟽)와 초(鈔)를 번연해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직역을 원칙으로 하면서 원본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국내 최초로 <화엄경> 81권 모두를 해설한 강설집을 펴낸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스님도 이번 번역불사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스님은 “요즘 시대에 <화엄경>을 그저 적당히 선적으로 해석한다거나 관심론적으로 이해하면서 화엄을 강의하려는 분들에게 이 책은 꼭 일독하기를 권하고 싶다”면서 “이번 출판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저자와 출판사 대표 석담 거사의 발원과 원력이 지대하니 잘 회향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반산스님은 내년 말 출간을 마무리하는 데로 전자책도 선보여 보다 많은 이들에게 <화엄경>의 진수를 전할 계획이다. 스님은 “그동안 작업을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은해사 승가대학원 시절 조계종 교육원의 도움으로 연구 환경이 조성된 것이 큰 힘이 됐다”면서 “더불어 당시 무비스님님의 격려와 전강(傳講) 스승이신 능엄학림의 월운스님의 고구 정녕한 지도감수, 그리고 쌍계사 조실 고산스님께서 강주로 불러 주셔서 중단된 번역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전체 34권이 발간되는 그날까지 조석예불과 기도를 통해 화엄회해(華嚴會海)의 제불보살님의 가피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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