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는 무역 분쟁은 결국 세계 제패를 노리는 패권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무역과 정치, 종교적 규범 속으로 중국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고 믿었다. 미국이 만들어 놓은 규범적 질서란 경제적으로는 자유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정치적으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독교주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국제무역을 압력수단으로 활용하고, 정치적으로는 일당독재의 권위주의, 종교적으로는 외부 종교의 유입을 막고 내부적으로는 기존의 전통 종교를 인정하면서도 억압주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청나라 멸망이후 현재까지의 지난 100년을 치욕의 세월로 규정하고 중국굴기의 꿈을 펼치고 있다. 결국 미국의 가치관과 중국의 꿈이 충돌하면서 세계질서에 변화의 소용돌이가 벌어지게 된 것이다.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과 달러의 기축통화 위력이 현재는 중국을 제압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전략 속에 겉으로는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만 끊임없이 기술개발과 경제발전을 통한 굴기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미국의 핵우산 속에서 안주하고, 북한은 중국의 지원에 의지해서 연명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반도가 미중의 패권 다툼에서 희생되지 않으려면 남북한 모두 지혜롭게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평화통일의 염원을 바탕으로 화합과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면 남북한 모두 발전과 번영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세계가 나아가는 변화의 추세를 거슬리고 자신만의 길을 고집한다면 결국 어느 체제든 소멸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때에 지혜로운 불교지도자들이 정신적 의지처가 되어 국민들을 이익과 행복과 발전의 길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442호/2018년11월21일자] 

김응철 논설위원·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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