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취업 빈곤 주거불안 등 우리시대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종단의 미래세대위원회가 출범했다. “연예 결혼 출산 집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했지만 그마저도 부족해 이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이번 생(生)’ 한 가지”라며 스스로를 1포 세대라 자조하는 청년들을 위해 불교에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교계 안팎에서 기대감과 관심이 쏟아졌다. 

그 후 1년. 나름 의미에 걸맞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노량진 고시촌과 대학 캠퍼스에서 고시생들과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위로를 건네는 ‘청춘 나눔 마당’을 비롯해 주제가 있는 3차례의 청년 템플스테이를 실시했다. 다만 그간 활동이 기존 포교 방법에만 머물러 있으며 무엇보다 ‘위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미래 세대를 단순히 포교 대상이 아닌, 불교가 그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지난 2015년, 미래세대위원회 발족에 근간이 되는 ‘사부대중100인대중공사’의 결의내용이다. 물론 위로도 중요하지만, 높은 집값으로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에 갇혀있고 ‘바늘구멍 보다 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실제 피부를 느낄 수 있는 도움을 줘야 한다. 그래야 힘든 삶을 살아가는 청년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다. 미래세대위원회가 만들어진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일례로 이웃 종교에선 청년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창업과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일대일 멘토링 상담’과 ‘기본과정 교육’ 등을 진행해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불교에서는 ‘위로’만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래세대위원회의 2019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40% 줄어 들었다. 관할 부서인 백년대계본부 조직개편에 따른 ‘삭감’이라 불가피했지만, 올해보다 적은 예산으로 새해를 맞는 미래세대위원회가 청년들을 위한 어떤 실질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불교신문3442호/2018년11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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