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십신(如來十身)’ 수행모델로 따라 배우라

불퇴전으로 정진하면 반드시
부처님 모습 이룰 수 있다는 
‘32상 97가지’ 강력한 메시지 

제32품인 ‘제보살주처품’에서 부처님의 길을 따르는 보살들이 우리들 곁에 언제나 머물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이제 중생이 부처가 되기 위해 보살을 만나 보살도를 행하고, 보살도를 이루려면 부처님에 관한 무한능력을 알아야 한다. 제33품인 ‘불부사의품(佛不思議品)’은 바로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무한 공덕을 드러내는 품이다. <화엄경>을 설한 장소인 7처9회에서 7회모임에서 설해진 이 품은 등각(等覺)의 경지, 우리가 아직 깨닫지는 못했으나 부처님이 보시는 곳을 나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는 곳이므로 부처님의 모든 공덕(三業身德, 三密)을 드러내고 있다. 바로 부처님의 무한능력과 만나게 된다. 부처님이 지닌 능력이나 우리들이 지닌 개개인의 능력은 사용함에 따라 달라지는데 중생은 중생만큼 사용하겠지만 중생이 중생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본래 능력인 불성, 여래자성청정심으로 사용한다면 우리도 부처님처럼 닮아가게 될 것이다. 

그때 모인 대중 가운데 모든 보살이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들의 국토가 어찌하여 불가사의하며, 부처님들의 본원, 종성, 출현, 몸, 음성, 지혜, 자재, 걸림 없음과 해탈이 어찌하여 헤아릴 수 없는 걸까?’ 이때 세존께서 보살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을 아시고, 즉시에 신통력을 써서 가피하여 청련화장보살을 시켜 부처님의 두려움 없는데 머물게 하고, 부처님의 법계에 들어가 부처님의 위엄과 공덕을 모두 얻게 하고, 부처님이 중생을 교화하는 법의 온갖 방편을 다 사용할 수 있는 말솜씨를 주셨다. 

이처럼 ‘불부사의품’에선 중생의 안목을 부처님의 안목으로 넓혀나갈 수 있는 능력자 보살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성불의 길이 끝을 향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확신에 찬 모습으로 우리 손을 잡고 이끌어 주고 계시는 부처님을 생각하면 우리가 가진 무한능력이 진여(眞如)속에서 용솟음치고 있음을 믿지 않을 수 없다. 불가사의한 부처님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길목에서 잔뜩 겁먹은 우리를 위해 청련화보살을 시켜 손을 잡아 이끌며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강한 확신을 주고 있다. 

제34품인 ‘여래십신상해품(如來十身相海品)’은 여래의 십신(十身)을 통해 부처님의 덕과 부처님의 확고한 스타일(相海)에 대해 설명하는 품이다. 부처님의 덕의 성품이 쌓이고 쌓여 바다처럼 깊고 멋지게 드러난 모습, 우리가 뵙고 싶은 부처님의 모습이다. ‘만약 나를 고정된 음성이나 모습으로 보려고 하는 사람은 영원히 나를 볼 수 없다’고 하신 <금강경>의 말씀은 우리들이 고정관념 속에서 상에 집착하는 상황을 벗어나도록 하기 위함이지만, 이 품에선 이뤄야 할 부처님 덕성을 배운다. 부처님의 덕성을 알기 위해 여래십신(如來十身)을 수행모델로 하여 따라 배우라는 것이다. 

여래의 열 가지 모습은 보리신(菩提身), 원신(願身), 화신(化身), 역지신(力持身), 상호장엄신(相好莊嚴身), 위세신(威勢身), 의생신(意生身), 복덕신(福德身), 법신(法身), 지신(智身)이다. 이 십신을 다시 공덕과의 인연으로 세세히 분석하면 97개의 모습, 상해(相海)로 나투시니 그에 대한 설명이 펼쳐진다. 바로 32상과 97가지로 중생을 교화하는 역할과 모습을 멋지게 보여주며 우리도 불퇴전의 정진을 하면 반드시 부처님과 같은 모습을 이룰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부처님이 세간으로 오시어 우리들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32상을 설하였고. 모든 하늘보다 뛰어났으므로 80종호를 설했으며, 하늘보다 뛰어나 8만4000상을 설하신 것이라는 것을 이 품을 통해 알게 된다. 부처님의 이처럼 많은 모습은 모두 엄청난 수행, 바라밀행을 했기 때문에 생겨난 공덕의 모습이다. 신구의 삼업으로 힘써 정진하면 부처님의 삼업신덕을 반드시 이룬다는 의미는 일체중생 실유불성과 같은 것이다. 중생심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삼업을 부처님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통해 여래의 모습이 내 안에서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부처님의 마음과 모습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추면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불교신문3441호/2018년11월17일자] 

원욱스님 서울 반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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