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베푸는 삶 지향하는 라오스

남방불교라고 하면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나라는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도 ‘라오스’라는 나라도 남방불교 문화를 갖고 있는 국가 중에 하나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관광지로 잘 알려진 라오스는 최근 점차 개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라오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라오스는 초기불교, 즉 부처님 당시의 전통불교인 테라와다(Theravada Buddism, 소승불교) 국가이자 부처님 당시 중심 수행법인 위빠사나(Vipassan?)수행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라오스는 ‘순수한 땅’ 또는 ‘때 묻지 않은 땅’이라고 불립니다. 또한 불교국가이다 보니 국민들의 모습 자체에서 순박함이 느껴질 정도로 친밀하고 순수합니다.

라오스에 불교가 들어온 것은 7세기에서 8세기 사이로 추측됩니다. 따이 왕국부터 전해 내려왔다고 합니다. 따이 왕국은 현재 중국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윤난(Yunnan)성에 터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라오스에 자리 잡았던 ‘신의 종교’는 여전히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신을 숭배하는 소수 민족들은 한국과 유사하게 선대 조상을 모시고 제사를 올리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라오스에선 한국과 달리 사찰에서 제사를 지내진 않습니다. 

순수한 나라인 만큼 라오스 사람들은 불교의 수행방법 중 육바라밀 수행을 많이 강조합니다. 법규를 지키고 범하지 않는 ‘지계 바라밀’, 온갖 모욕과 번뇌를 참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인욕 바라밀’, 물들지 않는 마음으로 항상 마음을 부지런히 닦고 꾸준히 나아가는 ‘정진 바라밀’, 마음을 고요하게 해 망념과 허영심 그리고 분별심을 버리는 ‘선정 바라밀’, 모든 사물이나 이치를 밝게 꿰뚫어 보는 ‘반야 바라밀’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보시 바라밀’입니다. 특히 라오스 사람들에게 보시 바라밀은 일상 생활화가 돼 있습니다. 라오스 사람들이 항상 어디서나 베푸는 삶을 지향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처님께 그리고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은 라오스 사람들의 생활 속에 빼놓을 수 없는 수행법입니다. 아침마다 공덕을 쌓을 수 있는 탁발 문화는 라오스 사람들의 일상생활입니다. 무엇보다 라오스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옛 수도 ‘루앙프라방’이란 도시에서 이뤄졌던 탁발수행문화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유명합니다. 이는 곧 부처님께서 하셨던 수행법인 탁발수행을 잘 보존하고 지키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라오스에서 불교는 하나의 종교의 의미를 넘어 라오스 사람의 생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마을마다 사찰이 최소 하나씩 있습니다. 또한 사찰을 마을의 재산이자 모든 라오스 사람이 지켜야 되는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 어른들이 사찰을 관리하고 많은 행사들이 사찰에서 봉행됩니다. 마을 사람들의 모임이나 중요한 회의도 사찰에서 진행됩니다.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부처님의 말씀이기에 라오스에서 불교가 생활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습니다. 국민 행복지수가 높은 라오스의 비결은 이웃들과 베푸는 부처님 가르침에서 비롯됩니다.

[불교신문3441호/2018년11월17일자] 

대오(大悟)스님 동국대 불교학부 재학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