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지금 간절한가

동은스님 지음/ 모과나무

무문관(無門關)은 ‘문 없는 문의 빗장’ 또는 ‘문이 없는 관문’이라는 뜻으로 이곳에서의 수행은 스님들이 생사를 걸고 용맹정진하기 위해 택했던 가장 치열한 공부 방법이다. 그래서 무문관은 그 자체가 화두이기도 하다. 삼척 두타산 천은사 주지 동은스님은 비밀스럽게만 여겨지는 스님들의 무문관 수행 일상을 일기형식으로 기록한 <그대 지금 간절한가>를 최근 내놨다. 현재 불교신문에서 ‘동은스님의 지금 행복하기’란 제목으로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는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오직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만이 존재하는 고독한 공간에서 화두와 싸우는 수행자의 치열한 구도 의지를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솔직함으로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동은스님은 지난 2002년 강진 백련사 무문관에 들었을 때의 경험을 적어 2011년에 출판됐다가 시간이 흘러 절판된 것을 새롭게 펴낸 것이다. 스님이 15년 만에 무문관 수행할 때의 일기를 다시 펴낸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 제자 한 분이 무문관 일기를 필사한 공책을 가지고 왔다. 깜짝 놀랐다. 무슨 경전도 아닌데 사경하듯이 또박또박 써 내려간 글씨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과 부끄러움이 같이 일어났다. 내가, 이 책이, 과연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가 하고 말이다…새로 원고를 찬찬히 읽어보며 다시 한 번 무문관 수행하던 시절로 되돌아갔다. 어떤 대목에서는 ‘내가 어떻게 이런 글을 썼지?’ 할 정도의 글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다 읽고 난 뒤 ‘나는 과연 지금, 얼마나 제대로 잘 살고 있는가?’ 하는 자책으로 이어졌다. 어림도 없다. 정진의 날이 많이 무뎌졌다. 다시 숫돌을 들이댈 때다.”

그리고 스님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여실히 드러내면서 그것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알아차리고 흘려보내는 과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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