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6일, 사부대중 2000여명 운집

세계문화유산이며 천년 신라를 대표하는 경주 불국사의 성보를 망라한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제11교구 본사 경주 불국사(주지 종우스님)는 11월6일 오후 2시 천왕문 옆 야외공간에서 성보박물관 개관식을 거행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회주 성타스님, 총무원장 원행스님, 관장 종상스님, 주지 종우스님, 승가대학장 덕민스님, 부주지 정문스님, 총무원 문화부장 현법스님, 주낙영 경주시장, 이대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등 사부대중 20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총무원장 원행스님, 불국사 관장 종상스님, 불국사 회주 성타스님 등이 개관식에 앞서 불국사성보박물관 전시실을 돌아보고 있다.

개관식에서 불국사 회주 성타스님은 ‘인사말씀’을 통해 “다양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불국사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한국불교의 예술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조망해볼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말해왔다”면서 “박물관 개관으로 불교 이해와 불교문화의 가치 및 정신이 승화 구현돼 불교의 소중함과 위상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국사 성보박물관은 대지 1만1900.8㎡(3600평), 건축면적 1276㎡(386평), 연면적 1481㎡(448평),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이다. 2002년 12월 문화재청 설계승인을 받은 뒤 원활한 공사를 위해 정영호 박사를 위원장으로 건축, 전시, 미술 등 각 분야 전문가 13명으로 건립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날 개관식에서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치사’를 통해 “불국사는 우리가 자랑하는 문화유산을 품고 있으며, 가람 전체가 박물관이요, 살아있는 수행도량으로 한국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라면서 “성보박물관 개관을 통해 지나온 천년을 환하게 비추며 나아가 앞으로 천년을 살아갈 마음의 길을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국사 성보박물관은 수차례 건립자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구조와 형태 등을 세심하게 결정했다. 2010년 5월에는 일본 나고야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남석환 선생이 간다라 불상 등 300여 점을 기증했다. 정영호 박사는 도서를, 황수영 박사는 유물과 고서를 기증했다. 세 기증자는 모두 고인(故人)이 되었기에 개관식에는 남석환 선생 부인 하라다히로코 여사, 정영호 박사 부인 민대자 여사, 황수영 박사 딸 황유자 박사가 참석했다. 유족들은 개막식장 불단(佛壇)에 꽃바구를 공양했다. 특히 하라다히로코 여사는 고 남석환 선생의 영정을 직접 들고 개관식을 지켜봤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치사를 하고 있다.

민병찬 경주국립박물관장은 축사를 통해 “유구한 역사와 수많은 성보문화재를 지니고 있는 불국사에 박물관이 이제야 건립된 것이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매우 뜻 깊고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앞으로도 경주박물관은 불국사박물관과 늘 협력하여 경주를 대표하는 양대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관식에서는 불국사자원봉사단 부단장 일운스님이 발원문을 불국사승가대학장 덕민스님이 축시를 낭송했다. 일운스님은 “개관식 법회에 참석한 인연공덕으로 불보살님의 가피로 지혜의 눈이 밝아지고 복과 덕이 구족하며 자비광명이 밝게 내려지기를” 발원했다. 덕민스님은 “토함산 자락 텅 비었는데, 낙엽이 지고 국화 향기 깊다. 이름 모를 맷새가 박물관 지붕에 하나의 깃을 떨구고 개원(開院)을 노래한다. 무구정광(無垢淨光)을 외우면서 축시(祝詩)로 이 공양을 올린다”고 낭송했다.

일운스님이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개관식에 앞서 내빈들은 성보박물관 전시실을 돌아보고, 박물관 앞에서 첫걸음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과 현판식을 거행했다. 또한 사물놀이패가 청운교와 백운교 앞에서부터 박물관 개관식장까지 길놀이를 하며 축하 분위기를 띄웠다. 행사 말미에는 명상음악가 홍순지, 국악인 김영임, 탤런트 선우용녀, 불국사합창단이 축가를 불렀다.

전시실, 수장고, 작업실, 학예연구실, 도서자료실, 영상실을 갖춘 불국사성보박물관은 불자들은 물론 경주시민과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국사합창단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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