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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정] 公은 公, 私는 私
  • 소종섭 논설위원·시사평론가
  • 승인 2018.11.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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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치원 등 국민세금 사적 유용은
公私구분 않고 이익만 향유 ‘공짜 의식’
개인도 일상에서 이런 문제 많이 생겨
종교 투명한 회계 처리로 모범 보여야

국정감사가 끝났다. 국정 활동 전반을 감사하는 국회의 국정감사는 국회의원 의정 활동의 꽃이다. 입법부인 국회의 창과 행정부-사법부의 방패가 맞붙는다. 질의하는 국회의원들이나 감사를 받는 피감기관들이나 날밤을 새기 일쑤다. 자료제출 요구 등이 쏟아지기에 불만도 제기된다. 의원들은 피감기관이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다고, 피감기관들은 의원들이 불필요한 자료를 너무 많이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늘 이런 저런 갈등이 불거지지만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더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발전한다. 특정 이슈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지는 국정조사와 달리 국정감사는 해마다 실시된다. 그럼에도 지적 사항이 해마다 계속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국정감사 과정에서 밝혀진 유치원 비리 문제는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은 정부지원금으로 명품백과 술, 심지어 성인용품까지 구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명품 외제차를 구입하고, 개인차량 보험료, 자동차세, 주유비, 수리비로 쓰는 경우가 있었다. 개인 휴대전화 요금이나 원장 배우자의 연금보험료, 호화 쇼핑과 해외여행비로 지불한 경우도 있었다. 가족을 직원인 것처럼 해서 매월 월급을 주기도 했다. 

정부가 지원한 지원금, 국민 세금이 유치원 설립자의 ‘쌈짓돈’으로 둔갑했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드문 경우가 아니라는데 있다.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충격적이다. 지난 5년간 2058개 유치원이 시도교육청의 감사를 받았는데 그 중 91%인 1878개 유치원에서 정부 지원금을 유용한 비리가 적발됐다. 이로 미뤄보면 사립유치원들 대부분이 정부 지원금을 유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전국에 있는 사립유치원은 4282곳이다. 정부는 연간 2조원을 이들 유치원에 지원한다. 아이를 낳으면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저출산 대책 차원의 정책이다. 1곳당 평균 4억6천만원 정도이다.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도덕적 해이, 교육청 등 당국의 허술한 관리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럴만하다. 제도적인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그러면 문제가 다 해결될까. 이런 문제가 있는 곳이 사립유치원뿐일까. 그렇지 않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유치원보다 더한 요양원 비리’라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요양원 또한 이런 행태가 뿌리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쓰는 행태는 다른 곳도 더 있을 것이다. ‘정부 돈은 보는 사람이 임자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관점을 바꿔서 보면 우리 일상에서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개인용무에 법인카드를 쓰거나 하지도 않은 야근을 한 것처럼 속여 회사 돈을 더 타내거나, 행사 비용을 부풀려 정부 지원금을 횡령하는 등등이다. 유치원 비리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일상에서 이와 비슷한 일은 없는지 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종교계는 다른 분야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회계 투명성과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 바탕에는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않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은 조금도 희생하지 않고 이익만 향유하려고 하는 이른바 ‘공짜 의식’이다. 이러면 ‘내 돈은 내 돈이고, 네 돈도 내 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정부 지원금은 지원금이고 유치원비는 유치원비이다. 법인카드는 법인카드이고 개인카드는 개인카드이다. 지금 시점에서 성철 스님이 살아오신다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公은 公이고, 私는 私이다!’

[불교신문3438호/2018년11월7일자] 

소종섭 논설위원·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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