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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연탄 왔어요~" 강원도 폐광촌 웃게 한 한마디무산복지재단, ‘사랑의 연탄 및 겨울철 저장식품 나눔 사업’

무산복지재단이 11월3일 양양노인복지관에서 '사랑의 연탄 및 겨울철 저장식품 나눔 봉사활동' 발대식을 열었다. 발대식 후 참가자들은 양양읍과 서면 장승리 일대, 강현면에 일일이 연탄과 라면 등을 전달했다. 릴레이 연탄 나눔에 참여하고 있는 금곡스님과 봉사자들.

“어르신~ 연탄 배달 왔어요~. 올해도 건강하고 따뜻하게 겨울 나셔야지요~.” 오늘(11월3일) 조용하던 강원 양양 서면 장승리 마을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한 때는 국내 최대 자철광이 있었던 장승리 마을이지만 폐광촌이 된 지 오래, 주민 대다수가 6070대 이상 어르신들로 아직도 연탄을 때 겨울을 난다. 인적 드문 마을에 간만에 생기가 돈 건 무산복지재단 이름으로 선물 가득 품고 집을 찾은 250여 명 반가운 배달꾼들 때문이다.

지난해 이어 연탄 나르기 일원으로 참가한 무산복지재단 이사장 금곡스님은 이날도 250여 명 배달꾼들 사이에 섰다. 승복 위에 검은 앞치마를 두르고 토시와 목장갑을 낀 금곡스님이 연탄이 가득 담긴 트럭 앞에 서서 “으쌰라~! 으쌰!” 구호를 외치기 시작하자 릴레이 대열에 힘이 들어갔다. “다은이 힘드니? 힘들면 쉬었다 해도 돼”하는 스님 소리에 찡그린 얼굴을 하던 다은이(속초 청호초등학교 2학년)는 "힘들어도 재미있어요"하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연탄 곳간 꽉꽉 채워지는 소리에 이동준(74) 할아버지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긴 마찬가지. 물품을 전하며 안부를 묻던 금곡스님이 라면 박스를 더듬는 할아버지 손길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자 이동준 할아버지는 “녹내장을 앓고 있어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스님이시냐” 재차 물었다. “눈이 잘 보이던 시절에는 절에 자주 다녔다”는 이 할아버지는 “건강하셔야 한다”는 스님 덕담에 “고마워서 어째요”라는 말만 반복해 말했다.

좁은 골목 마다 연탄을 나르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무산복지재단 이사장 금곡스님이 장승리 마을서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이동준 할아버지 집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르신들께 전달할 겨울나기 물품을 나르는 금곡스님과 이종석 양양군의회 의원.
연탄 나눔 봉사에 참가한 양양초 학생들.

무산복지재단이 양양 지역 어르신을 위해 연탄과 겨울나기 용품을 나누기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양양군 내 저소득 세대에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재단이 발벗고 나서자 양양군노인복지관은 봉사자부터 끌어 모았다. 무산복지재단과 양양군노인복지관 산하 직원은 물론이고 낙산사 관음회를 비롯한 6개 신도회, 양양초중고 학생들이 선뜻 마음을 냈다. 연탄을 직접 전달하기 힘든 낙산유치원 원아들은 고사리 돈으로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연탄 기금에 보탰다.

그렇게 시작한 나눔 사업이 올해로 6년째, 그간 2000여 세대에 전달된 연탄만 20여 만장이 넘는다. 라면과 쌀, 김과 난방유 등 겨울나기 물품에 들어간 기금을 더하면 총 3억원 가량. 금곡스님은 “단 한 장의 연탄이라도 어르신들에게는 값지게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도록 돕자는 의미도 있지만 좋은 일에 동참하는 어린이나 학생들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좋은 경험을 쌓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처럼 이날도 봉사자들은 삼삼오오 조를 이뤄 양양읍과 서면 장승리 일대, 강현면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20개 트럭마다 연탄, 라면, 쌀, 김 등 겨울나기 물품들이 가득 실려 골목 입구에 배분되자 봉사자들은 좁은 골목 사이를 지나 300여 가구마다 짐을 실어 날랐다.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 죽겠어요” 말하면서도 얼굴에 미소 가득인 양양중 2학년 서동영 군, 다은이 다현이 초등학생 자매 손을 이끌고 "이른 아침 속초에서부터 내려온 보람이 느껴졌다"던 김수희(44) 어머니, 조막만한 손으로 연탄 2장 7kg을 힘겹게 나르면서도 “재미있다” 외치던 양양초 1학년 강진우 군, 겨울의 문턱 양양을 찾은 배달꾼들 이웃 사랑이 뜨겁다.

무산복지재단 나눔 사업은...

무산복지재단은 이날 양양군노인복지관 마당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자원봉사 발대식을 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12월 말까지 연탄 3만 여 장과 난방유 1만 리터, 라면 5500개, 쌀 3000kg, 김 300박스 등 총 5000여 만원 상당 물품을 전달한다.

무산복지재단은 또한 나눔 사업 일환으로 2012년부터 양양 관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1189명의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앞서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낙산유치원 강당에서 ‘무산복지재단 꿈드림 장학사업 양양지역 청소년 장학금 전달식 및 문화캠프’를 개최, 관내 초중고 학생 70여 명에게 장학금 4000만원을 지원하고 문화 캠프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연탄 및 겨울나기 용품 구입 기금 마련을 위한 '사랑의 저금통'. 발대식에 참가한 금곡스님과 양양군 지자체 및 학교 관계자들이 대형 통에 저금통을 넣고 있다.
우수자원봉사자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금곡스님과 우수봉사자로 선정된 김민재 학생.
양양노인복지관 앞 연탄, 라면, 쌀, 김 등 겨울나기 물품이 가득 실려있는 트럭들.
봉사자들이 마을을 다니며 물품 배분에 나서고 있다.
연탄 나르기 자원봉사에 참여한 학생들.

양양=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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