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출가지도법사 및 출가상담사 워크숍’

조계종 교육원이 주최한 ‘출가지도법사 및 출가상담사 워크숍’

갓 출가한 행자들 3명 중 2명은 행자생활의 고충과 관련해 거주사찰 스님과 상담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0명 가운데 6명은 행자생활을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으나 혼자서 끙끙 앓으며 버틴 것으로 조사됐다. 출가자 감소가 종단의 오랜 난제로 자리했으나, 정작 출가자에 대한 스님들의 응원과 격려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스님)은 불기2562년 ‘출가지도법사 및 출가상담사 워크숍’을 오늘(10월3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했다. 교육원이 위촉한 출가상담사 스님들과 전국 교구본사 출가지도법사 스님들 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에서는 올해 사미(니)계를 받은 54·55기 수계교육 수료자 1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조사를 통해 발심을 일으켜 승가에 첫발을 디딘 행자들에 대한 일선 사찰의 관심과 보호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54·55기 수계교육 수료자 설문결과 발표

66.7% '거주사찰 스님과 상담한 적 없어'
59% '도중에 그만두고 싶을 때 있었다'
60.3% '행자생활 힘들어도 스스로 인내'
'출가' 사이트 운영 교구본사 7곳 그쳐
"충고나 제언이 상담은 아냐"..존중 절실
  

사찰의 스님 또는 교구본사의 출가지도법사 스님과 상담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행자들의 66.7%는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있어도 ‘1회 이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44.1%). 특히 ‘행자생활을 도중에 그만두고 싶은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훌쩍 넘는 59%가 ‘있었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물음에 60.3%는 ‘스스로 인내했다’고 했다. ‘스님과의 상담으로 이겨냈다’는 답변은 14.7%에 불과했다.

행자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 50%는 육체적 피로감을 호소했다. 동료행자와의 원만한 관계에도 애를 먹었다(16.1%). 사찰(스님) 문화에 대한 이질감(9.8%)이 뒤를 이었다. 행자교육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교구본사들도 분발이 요구된다. 교육원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출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교구본사는 범어사(14교구)와 통도사(15교구) 2곳뿐이었다. 종단의 출가 사이트(monk.buddhism.or.kr)를 사찰 홈페이지에 링크한 교구본사도 용주사(2교구) 동화사(9교구) 은해사(10교구) 송광사(21교구) 선운사(24교구) 등 5곳에 지나지 않았다.

‘거주사찰에 정기적인 교육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18.9%를 기록했다. 반면 주5회 이뤄진다(12.6%)는 응답도 만만치 않아 사찰별로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워크숍에서 출가현황을 설명한 교육원 연수국장 무일스님은 “출가자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난 수십 년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입산자가 사찰에 조기에 정착하고 출가수행자로서 자긍심을 가지려면 종단을 비롯해 사찰 및 스님들의 종합적인 지원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사람 안 막되, 가는 사람도 안 붙잡는다’는 정서도 위험하다. ‘행자와의 소통을 위한 상담기법’을 발제한 ‘뫔’행복치유센터 원장 선업스님은 “충고나 제안이 곧 상담은 아니다”라면서 “경청과 공감으로 내담자의 성장욕구를 증진시키는 존중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출가지도법사 및 출가상담사 스님 3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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