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철 30년 회고전’ 내년 4월까지 성남 본재선원서

불보살. 180x120cm 시멘트에 부식 2006.

서울대학교에서 미술대학 동양화학과를 졸업한 후 캐나다로 넘어가 재료학을 공부했다. 그렇게 황규철 작가의 30년 작품세계는 시작됐다. 그랬던 그가 한국에 와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회고전을 열고 있다. 황규철 작가가 최근 성남시 본재선원(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161-1)에서 30년 회고전 ‘모든 생겨난 것은 변하고 사라진다’라는 주제로 초대전을 개막해 내년 4월 19일까지 진행한다.

전시회에는 20대의 작품과 50대의 새로운 작품이 함께 선보인다. 먹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재료들이 펼쳐 보이는가하면 반짝반짝거리는 큐빅(cubic)에서부터 스테인리스 스틸, 시멘트, 부식액과 녹슨 철도 등장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한 그의 작품에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담긴 작가의 삶이 묻어난다.

황 작가의 그림 재료는 묵은 것들이 중심이다. 섬세함과 대범함을 넘나들며 불교경전과 서적들이 그림이 된다. 특히 수인(手印)이 많다. 불보살의 손 모양을 말하는 수인은 대중들의 서원을 표현하거나 깨달음의 세계를 말하고 있다. 먹과 선으로 그린 수인 위에 경전의 글귀들이 콜라주(Collage)되고, 부처님와 용과 원의 형상으로 발현된다. 큐빅의 섬세함과 스테인리스 스틸의 강렬함도 한 폭의 동양화처럼 수인을 표현하고 있다.

부처님의 형상도 황규철의 작품세계에 중요한 테마다. 절에 가면 황금으로 개금된 불상은 신성한 존재이다. 반면 황규철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부처님은 시멘트에 새겨지거나, 큐빅으로 빛나고 있거나, 녹슨 철로 실루엣을 드러나는 친근함이 있다. 2600여년 전 우리 곁에서 가르침을 설하셨던 부처님의 모습과 닮아 있다.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곳곳이 부처이고 일마다 부처로 모신다)의 불교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

전기기간에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법화경을 함께 읽는 시간도 가진다. 황 작가는 개막식에서 “회고전 형식이지만 올드한 것은 싫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작품세계를 담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수인(手印). 50x60cm 한지에 먹 2015.
깨달음. 25x25cm 큐빅(cubic)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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