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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땅설법’ 삼척 안정사서 계승 확인불교민속학회, 27일 시연회…“보존대책 필요”
한국불교민속학회가 10월27일 삼척 안정사에서 ‘땅설법 및 화엄성주대재 시연회’를 개최했다. 안정사 주지 다여스님(사진 가운데)이 땅설법을 하고 있다.

땅설법은 부처님 가르침을
중생들에게 전달하고
불교를 처음 입문한 불자나
비불교도들에게 소개하고자
스님이 진행하는 의식

구술로만 전해 왔을 뿐 실체가 없었던 ‘땅설법’이 삼척 안정사에서 계승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국불교민속학회(회장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는 지난 27일 삼척 안정사에서 땅설법보존회(회장 다여스님, 삼척 안정사 주지) 주관으로 ‘땅설법 및 화엄성주대재 시연회’를 개최했다.

‘땅설법’이라는 용어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 보면 “스님이 제를 지낼 때 자유로운 형식의 법문을 읊고 여흥으로 음악과 공연을 행하는 일. 회향 설법을 달리 이르는 말.(다음)” 혹은 “승려들이 땅 위에서 여는 여흥(餘興)의 하나.(네이버)”라고 설명하고 있을 뿐 실제적인 내용을 지금까지 파악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불교민속학회는 땅설법이 현재도 계승되고 있음을 파악하고 지난 27일 시연회를 개최해 베일에 싸인 땅설법의 실체를 파악했다.

삼척 안정사는 땅설법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과 시연절차를 보존하고 있었다. 주지 스님과 사찰신도 30여 명이 각자 역할을 맡아 윤달이 든 다음해에 3일 동안  화엄성주대재 화엄칠성대재및 영산수륙재만석중놀이 외에 여러가지 신앙의례를 함께 진행하며 전승해 오고 있었다. 특히 성주신은 일반적으로 무속으로 알려져 있으나 화엄성주대재는 화엄경에 근거해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불교의례라고 시연회에서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안정사는 땅설법에 대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생들에게 전달하고 불교문화, 의례 등에 대하여 불교에 처음 입문한 불자 혹은 비불교도들에게 소개하고 불교에 대하여 관심을 고조시키고 포교 권선을 하기 위하여 스님이 하는 법문 형식의 의식”이라고 밝혔다. 땅설법은 일반적으로 신중권공에 이어 회향전에 진행한다.

땅설법의 주제는 그날 행사의 성격에 따라 해당 주제를 달리 한다. 부처님오신날이나 영산재 등의 경우에는 석가모니부처님 일대기, 우란분절이나 천도제의 경우에는 목련경(목련존자 일대기), 신중기도나 칠성대재의 경우에는 신중신 일대기, 성주대재나 조왕기도의 경우는 성주신 일대기, 수행을 위한 모임이나 기도의 경우에는 선재동자구법기 등을 선택한다.

땅설법의 방법은 설법을 하는 스님 한 명과 고수 한 명이 진행한다. 설법하는 스님은 부처님 법문을 전달하는 목적으로 그 날 행사의 성격에 맞추어 주제를 정하고 정한 주제의 이야기를 소리가락에 얹어서 한다.

법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고대시가, 향가, 고려가요, 시조, 팔도지역 민요, 판소리, 창가, 무가, 상여소리, 비나리, 축원 등 우리나라의 전통민속 문화를 곁들이기도 한다. 무용 역시 불교의 착복무, 바라춤, 법고춤, 궁중정재, 민속무용, 붉은 띠 무악의 춤사위 등을 사이사이에 곁들이기도 하며 참석 신도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땅설법을 할 때는 금기사항과 원칙도 있었다. 우선 괘불탱화를 내린 후 또는 불단 앞을 비켜서서 시연을 한다. 부처님을 대신하여 하는 법문이 아니므로 법사스님은 가사를 수하지 않고 장삼 또는 두루마기를 입는다. 수행과 관련된 소재법문은 송낙립(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모자)을 쓰고 불교 소개를 위한 법문은 굴갓(조선시대 초기에 스님들이 쓰던 갓)이나 원정관(둥근형태의 검은 모자)을 쓰고, 기도와 관련된 법문은 고깔을 쓴다.

손에는 갈색부채를 들고 신발은 참신(삼베껍질로 만든 신발, 미투리라고도 한다)이나 망혜(짚이나 헝겊으로 만든 신발)를 신고 달리 꾸미지 않는다. 민요, 춤 등을 곁들이더라도 세속적 흥겨움을 유발하거나 스님의 위의를 흐려서는 안된다. 즉 법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도를 넘어서는 안된다.

고수는 법고나 장구로 연주가 아닌 반주를 하여야 하며 악기소리가 사찰 담장을 넘어서서 수행도량의 승풍을 해쳐서는 안된다. 반주 역시 법고 또는 장구 1개를 넘어서는 안된다. 그 또한 변죽을 칠 뿐이다. 하근기 중생 위주이므로 한자성어나 전문적인 불교용어는 사용하여서는 안 되며 할 때에는 반드시 알기 쉽게 주를 달아 설명한다.

지난 27일 안정사는 약식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련-관욕-금보대 전법의식-화엄대례불공-성주불공-조왕불공-조사청-땅설법-회향 순으로 시연회를 진행했다.

안정사 주지 다여스님은 “땅설법, 화엄성주대재, 화엄칠성대재 등 현대에 이르러 단절된 불교의식이 안정사에서 아직도 전승되고 있음을 여러분들에게 알리고 활성화하여 전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러한 법석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윤식 불교민속학회 회장은 “이번 시연회를 기점으로 사라졌던 것으로 본 땅설법의 존재가 확인돼서 보존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정사 주지 다여스님(우측)이 화엄성주대재를 마무리하며 참석대중들에게 땅설법에 대해 설명하고 일부 시연을 보이고 있다.
화엄성주대재와 땅설법을 위해 신앙의 대상을 모셔오는 시련의식을 하고 있다.
화엄성주대재에서 안정사 신도가 바라춤을 선보이고 있다.
호불성중팔만사천성주대신에게 고유문을 낭독하는 가운데 신도들이 기도하는 모습.

삼척=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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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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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운영 2018-11-06 22:06:45

    이번 삼척 안정사에서 땅설법ㆍ화엄성주대재 시연회를 통해 사라졌다고만
    알았던 불교전통의식행사를 눈으로 직접보니 불자의 한사람으로서 가슴뭉클하였고
    앞으로 계승 보존유지가 절실하다고 느꼈습니다   삭제

    • 아라 2018-10-30 23:21:49

      학술적으로 대단히 가치있는 일인듯 합니다.
      잘 보존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려하길 바랍니다.   삭제

      • 無影塔 2018-10-30 15:18:37

        땅설법!
        처음 들어보는 단어네.

        우리의 전통을 문화유산을
        반듯이 문화재로 지정하여
        계승하고 보존해야만 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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