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이 펼치는 승가결사체 지원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원은 올해부터 종단 소속 스님 4인 이상이 ‘팀’을 이뤄 전법활동에 나서면, 연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 결사를 운영하면 연수교육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교육원이 결사체를 지원하는 것은 스님들의 포교의지를 북돋고 연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자비행이 곧 연수이고 탁마라는 취지도 들어있다. 

교육원은 지난 6월 20개 단체를 승가결사체로 선정했다. ‘승가결사체의 전법교화활동 연수인증 및 지원’ 사업 취지와 내용에 합당한 결사체를 뽑아 인증서를 발급했다. 교육원은 승가결사체를 선정 지원하기 위해 2017년 ‘승가결사체의 전법교화활동 연수인증 및 지원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제도로 마련했다. 4명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출가수행자 4인 이상이 함께 살아야 ‘승가’ 공동체가 성립되는 율장에 따른 것이다. 

선정된 승가결사체는 교도소ㆍ군포교ㆍ소년원 포교 등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ㆍ설법 7개, 호스피스ㆍ간병 등의 자비보살행 3개, 해외지원사업ㆍ무료급식ㆍ환경 등의 사회활동 2개, 해외포교ㆍ명상지도ㆍ지화제작ㆍ합창단 등의 생활불교 지도활동 8개로 분야와 계층이 고루 분포돼 있다. 결사체 중에는 2015년 네팔 지진 발발 이후 꾸준히 현지인들을 돕고 있는 ‘다나’, 2016년 6월 런던에 포교당을 열고 영국인들과 함께 한국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하는 ‘로터스마인드’ 등 외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도 있다. 승가결사체는 이처럼 한국과 세계 각국에서 종단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이전부터 자발적으로 나서 자비행을 실천하는 보살도들이다. 종단이 이 스님들을 외면하지 않고 찾아내 그 활동을 격려하고 널리 전파하면서 스님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종단의 포교 의지도 강화됐다. 외롭고 힘들게 활동하던 스님들은 종단으로부터 활동을 인정받아 더 힘이 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기뻐한다. 종단도 일선에서 활동하는 스님들을 만나면서 중앙집행부가 부족한 현장감을 살리고 시야도 넓어졌다. 

교육원의 결사체 지원은 활동하는 스님들에게만 힘이 되는 것이 아니다. 본지가 취재한 순천불교사암연합회는 순천대 불교학생회를 적극 지원해 캠퍼스에서 유명한 동아리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원으로부터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불교학생회 회원들이 이 상금으로 일본 불교문화탐방을 떠난다. 승가결사체 지원사업이 생각보다 훨씬 더 멀리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좋은 사례다. 

부처님께서 그러하셨듯 답은 현장에 있다. 부처님은 문제가 있으면 현장으로 가서 해답을 주셨다. 이와같이 중앙종무기관은 현장에서 발로 뛰며 세상과 접촉하는 스님들을 더 많이 발굴하여 격려하고 지원해야한다. 중앙종무기관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교육원의 승가결사체 지원 사업은 중앙종무기관의 역할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 사업은 포교원 총무원의 사업 부서에까지 확대되어야한다. 나아가 종무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발굴하고 후원하는데까지 진행돼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3434호/2018년10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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