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성

고형권 지음/ 구름바다

노동운동가 출신 고형권 작가가 조선시대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운 의승군을 포함한 의병들의 활약을 다룬 역사소설 <남원성>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정유재란 때 왜군이 침범한 '남원성'을 배경으로 만인의 백성들이 항전하다 5만6000여명 왜군에게 몰살당한 참사의 현장을 담아냈다. 당시 남원성 전사자들의 코가 소금에 절여져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앞으로 가게 된 상황을 역사소설로 복원한 것이다. 왜군에 저항한 우리 민족의 결사항전 정신을 현대에 되살린 소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조선이 개국하고 숭유억불 정책으로 천대 받던 스님들이 의병들과 함께 활약한 내용을 소재로 삼아 눈길을 끈다. 사명스님과 처영스님은 호남의 요충인 남원을 지키기 위해 남원에 온다. 정유년에 왜군 주력 6만이 남원성으로 진격하고 처영스님이 이끄는 의승군은 남원성을 공격하고 있는 왜군을 교란해 큰 승리를 이끌어낸다. 당시 의승군은 잘 훈련되었으며 백병전에 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남원성을 지키던 민관군 일만은 왜군에게 함락되고 무참히 살육당하게 된다. 그 코가 베어져 이역만리 일본 땅에서 구천으로 떠돌고 있다. 저자는 “남원성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가”라며 “임금이 버린 남원, 양반이 방치한 남원성, 명군이 패배를 자초한 남원성 전투, 피난길을 마다하고 그곳에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싸운 의로운 이들, 의병들, 만인의 참혹한 죽음, 왜군이 베어간 만인의 코, 소금에 절여진 코들은 어디로 갔나”라고 묻는다. 그리고 “420여 년의 세월이 무심히 흘렀고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면서 “이제 코무덤의 원혼은 ‘만인의총’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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