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지금 그 나라의 강변을 걷는다 하네.

작은 어깨가 나비처럼 반짝이겠네.

뒷모습으로도 내게로 오는 듯 눈에 밟혀서

마음은 또 먼 통화 중에 긴 팔을 내미네.

그러나 다만 바람 아래 바람 아래 물결,

그립다는 말은 만 리 밖 그 강물에 끝없네.

-문인수 시 ‘그립다는 말의 긴 팔’에서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드는 사람이 누구에게나 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꾸만 내 눈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그런 사람 가운에 한 사람이 지금 강변을 걷고 있다고 한다. 그는 좁은 어깨를 나비처럼 팔랑팔랑 가볍게 흔들면서 강가를 걷고 있을 테지. 통화를 하는 내내 그를 향한, 그리워하는 마음이 긴 팔을 내뻗는 듯하였으리. 그리하여 애타는 마음은 만 리의 강물처럼 끝없이 흘러가니, 애끓는 마음은 바람 아래 잔물결처럼 이리저리 뒤척이니, 여기로부터 그가 사는 그 나라까지는 단숨에 이를 듯 매우 가깝고, 또한 막막하듯 멀고 멀어라.            

[불교신문3433호/2018년10월20일자]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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