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 선정 지혜…온갖 법의 근원

청정한 마음서 佛智 생겨나니
지혜가 맑고 깨끗한 것을 일러 
‘모든 부처님ㆍ부처님 제자’라…

계율을 지켜야만 맑고 깨끗한 마음에서 빛나는 지혜로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효스님은 <발심수행장>에서 “시끄러운 세간의 일들을 버리고 허공을 타고 부처님의 세상으로 올라갈 때 계율은 좋은 사다리가 된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대주스님은 27장에서 계율을 지키는 진정한 불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문번역: 문) <보살계>에서 “부처님의 아름다운 삶을(佛戒) 받아들인 중생은, 곧 모든 부처님의 자리로 들어가 부처님(大覺)과 같아지니, 참으로 모든 부처님의 제자니라(佛子)”라고 말했는데 이 뜻이 무엇입니까?

답) ‘부처님의 아름다운 삶’이란 ‘맑고 깨끗한 마음(淸淨心)’을 말한다. 도 닦을 마음을 낸 사람이 ‘맑고 깨끗한 부처님의 삶’을 그대로 실천하여 ‘더 배워 받아들일 게 없는 부처님의 마음’을 얻은 것, 이를 일러 ‘부처님의 아름다운 삶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과거 모든 부처님도 ‘더 배워 얻을 게 없는 맑고 깨끗한 삶’을 실천하여 부처님의 도를 이루었다. 지금 도 닦을 마음을 내어 ‘더 배워 얻을 게 없는 맑고 깨끗한 부처님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은 ‘부처님의 공덕’을 똑같이 쓰니 부처님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자리로 들어간다”고 하며, 이렇게 깨달은 사람은 부처님의 깨달음과 똑같으므로 “그 자리에서 부처님과 같아져 참으로 모든 부처님의 제자”라고 말한 것이다. 맑고 깨끗한 마음에서 부처님의 지혜가 생겨나니, 지혜가 맑고 깨끗한 것 이를 일러 ‘모든 부처님’이라 하며, 또한 ‘부처님의 제자’라고도 한다.

강설: ‘부처님 계율(佛戒)’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보통 ‘지키기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부터 떠올립니다. 그러다보니 복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계율을 부담스럽게 여겨 선뜻 받아 지닐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계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깊은 뜻을 모르다보니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계율은 우리 삶을 어떤 틀을 가지고 억지로 구속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계율은 부처님 가르침대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으로서, 아름다운 부처님의 모습을 걸림 없이 이 세상에 드러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입니다. 이 계율을 통하여 부처님의 아름다운 삶을 순간순간 놓치지 않고 살아가며, 부처님 마음을 쓸 때 비로소 수행자는 부처님과 같아지니(大覺) 참으로 ‘모든 부처님의 아들이요 모든 부처님의 제자(佛子)’가 됩니다. 불자들이 ‘맑고 깨끗한 마음(淸淨心)’ 선정에서 빛나는 지혜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계율인 것입니다. 

계율과 선정과 지혜의 관계를 <선가귀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분별이 일어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모습을 ‘계율’이라 하고, 헛된 생각이 없는 맑고 깨끗한 마음을 ‘선정’이라 하며, 거짓말이 조금도 섞이지 않고 쓰이는 그 마음을 ‘지혜’라고 한다. ‘계율’은 잘못을 범하는 도둑을 잡는 것이요, ‘선정’은 잡은 도둑을 묶는 것이며, ‘지혜’는 잘못을 범한 도둑을 없애는 것이다. 계율이란 그릇이 올곧고 굳세어야 그 안에 차 있는 마음이 점차 맑고 깨끗해지니 밝은 지혜 둥근 달이 비로소 나타난다. 그러므로 계율과 선정과 지혜 이 세 가지 배움이 진실로 온갖 법의 근원이 된다.”

그러므로 계율을 지녀 ‘맑고 깨끗한 부처님의 삶’을 그대로 실천한다면 ‘더 배워 받아들일 게 없는 부처님의 마음’을 얻을 것이며 그 자리에서 부처님의 아름다운 삶이 피어날 것입니다. 

[불교신문3433호/2018년10월20일자] 

원순스님 송광사 인월암 삽화=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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