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는 중생 구하는 보살의 필수자격증

‘부처님 안목’ 성취해 설법하고 
중생이 필요한 때 나타나 
만나는 모든 이 깨닫게 만들어 

우리가 매사에 흔들리는 마음으로 갈등하는 사이에 행복은 점점 멀어져 간다. 이 흔들리는 마음을 가장 평안하게 하는 행복공부가 참선이고 명상이다. 이 행복공부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긍정적인 상태를 삼매라 부른다. 만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에 무리가 없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옴을 보아 최상의 지혜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삼매지만 이 삼매상태를 즐기고만 있으면 절대 안 된다. 삼매는 도착지가 아니라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삼매에 드는 중요한 이유는 먼저 내가 평안을 유지하며 느끼는 행복의 필(feel)을 알게 하고, 그 다음은 나의 행복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데 있다. 삼매는 중생을 위한 자비심과 지혜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보리심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행복한 세상, 부처님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삼매는 중생구원, 중생구제를 위한 필수자격증이다. 

삼매를 사마타, 삼마발제, 선나 이렇게 셋으로 말할 수 있는데, 먼저 사마타(止)는 적정(寂靜)이니 마음을 한곳에 집중해서 다른 생각을 일체 일으키지 않는 고요한 마음상태다. 삼마발제(觀)는 위빠사나로 정견과 통찰이다. 통찰이란 어떤 사물을 봤을 때 사물의 실상을 그대로 직시(正見) 하고 자세히 관찰하여 잘못됨이 없게 한다. 선나는 이 둘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태이다.

마음이 고요하여 잡념 없이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는 직관의 상태가 유지되어 불(佛)세계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삼매다. 이 십정품에서 보살들이 들었던 찰나제불삼매는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마음상태가 모든 부처님과 같아지는 것이다. 부처님과 같아지는 안목을 성취했으니 부처님처럼 설법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삼매를 더구나 부처님의 광명 속에서 성취했으니 부처님처럼 중생이 필요한 때 나타나 만나는 모든 이를 깨닫게 만든다. 보안보살이 삼매 속에서 나온 보현과 보살들이 화엄경을 설하는 엄청난 능력을 보며 놀라 부처님께 질문한다.

“세존이시여, 보현보살과 보현행원에 머무는 보살 대중이 대체 어느 선까지 삼매와 해탈을 이루었기에 저 보살들이 삼매에 들어가고 나옴이 신통 자재하여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걸까요?”

부처님은 보안에게 그 신통자재가 가장 훌륭한 이는 보현이니 직접 물으라 하자, 보안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현보살은 보이지 않았다. 어디가면 만날 수 있는지 여쭙자 부처님은 지금 네 곁에 있다고 하자 깜짝 놀라며 당황해 하자 빙그레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다.

“보안아, 너희는 삼매에 들지 못했고, 보현은 삼매에 들었기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사자빈신삼매에 있는 보현은 다함없는 지혜의 문을 성취하여 최고의 자유자재 함으로 청정해져 어디에도 걸림 없는 경지에 들어 여래의 10가지 힘을 사용하여 법계장으로써 몸을 삼았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우주 법계에 그는 항상 나와 같이 있단다. 너희 앞에 보현이 있다 생각하고 다시 보현을 불러 보아라. 보현과 더불어 행과 원이 같아서 둘이 아닌 진실한 법에 들어가면 그 때에 마땅히 보현을 보게 되리라.”

그 말씀을 듣고 보안과 대중들은 보현의 행원을 존중하고 뵙기를 간절히 청하며 입정(入定)에 들자 보현보살이 연꽃 속에서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부처님께서 보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보현이여. 마땅히 보안과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십대 삼매를 설하여서 보현행원으로 보리를 이루게 하라. 무엇이 십대삼매인가. 보광대삼매(普光大三昧), 묘광대삼매(妙光大三昧), 차제변왕제불토대삼매(次第遍往諸佛土大三昧), 청정심심행대삼매(淸淨深心行大三昧), 지과거장엄장대삼매(知過去莊嚴藏大三昧), 지광명대삼매(知光明大三昧), 요지일체세계불장엄대삼매(了知一切世界佛莊嚴大三昧), 중생차별신대삼매(衆生差別身大三昧), 법계자재대삼매(法界自在大三昧), 무애륜대삼매(無碍輪大三昧)이니라. 모든 보살들이 원하고 추구하며 존중하고 수습하여 게으르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누구나 다 성취할 수 있다. 그러니 보현이여. 어서 십대삼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거라, 여기 모인 대중들이 다 듣기를 원한다.”

보현보살은 최고의 선생님이다. 중생을 위한 자비와 부처님의 지혜로 부처님 세계로 가려는 보리심을 통해 자유자재한 삼매에 들어 중생을 이끄는 능력을 지닌 분이다. 부처님도 믿은 능력자 보현보살의 가르침이 펼쳐진다.

[불교신문3433호/2018년10월20일자] 

원욱스님 서울 반야사 주지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