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불사 ‘창건 10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여성, 청소년, 청년 포교 ‘활발’
수재민돕기 등 사회활동 ‘전개’
충청 중심 도시에서 전법 노력

일제강점기 충청도 중심도시 공주에서 여성과 청소년포교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마곡사 공주포교당은 1920년대 중반 110여명의 불교부인회와 130여명의 능인불교소년회를 운영하며 전법에 매진했다. 또한 무료 교육기관인 실달(悉達)강습원을 설립해 150여명에게 공부의 기회를 제공했다. ‘실달’은 출가 전 부처님 이름인 싯타르타를 음역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청년운동과 경전번역 등 불교 포교에 적극 나섰다.

지난 13일 공주 동불사(주지 현중스님)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석문스님)가 개최한 ‘동불사 창건 100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이병욱 고려대 강사는 ‘1920년대 공주 포교당의 포교방향’이란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병욱 강사는 “1925년 7월6일 창립한 아리다라 불교부인회는 금강 근처에서 수재 당한 사람에게 수재구제금을 나누어주었다”면서 “자체적으로 부인 30여 명에게 불교를 강습했다”고 밝혔다. 아리라다(阿唎多羅)는 티베트 밀교의 보살인 아리타라의 음역이다. 아리다라불교부인회 회원들이 직접 만든 자수(刺繡) 수예물(手藝物)을 모아 재원을 마련했다. 지금의 바자회에 해당한다.

부인회는 1926년 6월24일 제1회 창립기념회에서 △불교의 선전(宣傳,전법) △포교당 유지 경비 부담 △자선사업 실행 △포교당 건축 등을 결의했다. 남성 중심주의  경향이 짙은 시대임에도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사회활동과 전법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주포교당은 1922년 불교소년회를, 1926년에는 능인(能仁)불교소년회를 창립하며 청소년 포교 활동을 펼쳤다. ‘능인’은 ‘능하고 어질다’는 뜻으로 부처님의 또 다른 표현이다. 소년회 주최로 주민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었다.

강연 주제도 불교에 국한하지 않고, ‘물산장려와 금주단연(禁酒斷煙)’, ‘노동과 농촌’ 등 현실적인 주제를 다뤘다. 1923년 9월4일 불교소년회가 금강관(錦江館)에서 개최한 강연회에는 1000여이 운집할 정도로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1922년 첫발을 내딛은 공주포교당 불교(부흥)청년회 활약도 눈에 띈다. 황해도 수재민 돕기를 호소하는 주제를 비롯해 강연회를 수차례 개최하고, 전법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도 열었다. 1922년 8월30일 토론회는 ‘지식이 금전(金錢)보다 뛰어나다’를 주제로 내걸었다.

공주포교당은 야학(夜學)도 의욕적으로 진행했다. 수강생은 100명~150명 규모로 당시 상황을 감안할 때 적은 인원은 아니다. 야학에서는 조선어, 한문, 불교학, 산술(算術,수학), 일본어 등을 강의했다.

1926년 10월에는 무료야학강습소 허가를 받아 매주 화, 수, 금요일에 강의를 진행했다. 장소가 비좁아 지역 유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당시 공주에는 청년수양회가 운영하는 노동야학강습소 학생 35명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인원이 공주포교당 야학(능인야학원, 실달강습소)에 참여했다.

공주포교당은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도 담당했다. 충남농업학교 동창생 대회(1923년), 충남 공주소방조(消防組) 집회(1926년), 충남공주소년동맹 창립대회(1928년), 상번회(商繁會) 창립대회 등 다양한 일반 행사 및 집회가 공주포교당에서 열렸다.

이병욱 강사는 “사찰이 지역문화와 민중생활에 기여하면 자연히 중심 위치를 차지한다”면서 “공주포교당이 (지역문화와 민중생활 기여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한 능동적 활동으로 읽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홍은미 고성 옥천사성보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마곡사 공주포교당의 설립 의미(해월스님, 공주 원효사 주지) △공주 동불사 목조여래좌상 연구(최선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공주 동불사 목조불상의 과학적 분석을 통한 연대 추정(김요정, 충북대 목재종이과학과 초빙부교수) △공주 동불사의 근대 불교신앙결사(김성순,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공주 동불사의 풍수지형(김규순,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운영위원) 등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세미나에 앞서 열린 ‘포교당 100주년 기념법회’에서 동불사 주지 현중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창건 100주년을 맞아 과거의 모습을 살펴보고 현재 자리를 되새기며 앞으로 나갈 방향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리”라면서 “그동안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정진하며 포교와 문화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6교구 본사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은 법어에서 “시민과 불자님 한분 한분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공주 중심에 자리 잡은지 100년이 되었다”면서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만들려면 지금보다 한발 더 뛰어야 하고 한발 더 다가가 대중과 불자들의 마음에 머물러야 한다”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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