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대의기구이자 입법 기관인 제17대 중앙종회의원 79명이 지난 11일 확정됐다.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직접 선거를 통해 51명의 종회의원을 선출하고 이에 앞서 8일에는 선원 율원 강원 등 직능대표 20명, 비구니 대표를 선출했다. 

처음 종회에 진출한 의원이 40%를 넘고 재선이 많아 신선함과 안정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을 들을만하다. 선거 후유증을 염려하는 여론이 많았는데 14개 교구본사가 무투표로 사전에 결정했다고 한다. 선거를 치른 본사도 잡음 없이 잘 마무리했다. 선거는 한 표라도 많이 받은 사람이 승리하는, 가장 확실한 선출법이지만 그 과정이 치열해 후유증을 남기는 단점도 있다. 1994년 선거제도가 전면 도입되면서 한동안 선거로 인한 폐해가 적지 않았었다. 이후 스님들이 지혜를 모아 사전 토론과 협의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여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전 협의는 자칫 담합 시비를 불러올 수 있고 역량 있는 새 인물의 발탁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는 방식도 나타났다. 전국비구니회는 중앙종회에 파견할 비구니 대표자를 공개 토론으로 선출했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인물이 뽑히는 파격을 낳기도 했다. 이처럼 선거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폐해는 최소화하는 지혜롭고 불교다운 문화를 보여준 중앙종회의원 선거였다. 

그러나 직능대표 선출은 아쉬움이 남는다. 직능제도를 둔 취지는 특정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하여 탁월한 업적을 세우고 종단 발전에 기여한 스님을 모시거나 종단차원에서 자칫 소홀하게 다룰 수 있는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1994년 종단 개혁 이전 총무원장의 측근을 배치하여 종회를 좌우하는 폐단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분야를 명확하게 하고 선출위원까지 두었다. 율원 선원 강원 교육 포교 사회 복지 문화 법제 행정 등 10개 분야를 두어 해당 분야의 대표를 뽑는 것이 직능의 본래 취지이지만 취지에 맞지 않는 인물이 적지 않다. 직능 취지에 맞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반복된 점은 여러모로 아쉽다. 해당 분야에서 항의 하거나 시정을 요구하지도 않는 것을 보면 더 실망스럽다. 직능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격을 명확하게 정하고 후보 선정만은 해당 직능 분야에서 추천하는 제도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중앙종회는 총무원과 더불어 우리 종단을 이끌어가는 양대 축이다. 호계원 까지 세속의 삼권으로 불리지만 실제는 종회와 총무원이 가장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종회는 집행부가 잘못 할 때 제자리를 찾도록 이끌며 정화, 개혁, 사회화로 이어지는 우리 종단사를 주도했다. 매번 새로운 인물이 나와 장차 종단 지도자로 성장한 것도 중앙종회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현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 역대 총무원장 스님들이 대부분 중앙종회를 거쳐 간 것이 그 예다. 그러나 비판도 많이 듣는다. 많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17대 종회의원들은 부정적 요소는 최소화 하고 종단 안정과 발전에는 많은 업적을 남길 것을 기대한다.

[불교신문3432호/2018년10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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